(현장에서)전교조 문제,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입력 : 2017-10-27 06:00:00 수정 : 2017-10-27 06:00:00
조용훈 사회부 기자
지난겨울 광장에 타오른 1700만 촛불이 꺼지고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그렇게 출범한 정부 앞엔 청산해야 할 수많은 적폐가 놓여있다. 그중 하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다. 
 
2013년 10월24일 박근혜 정부는 전교조에 ‘노조아님’을 통보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전교조가 해직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유지하는 게 교원노조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었다. 전교조는 그날의 기억을 분노와 수치라는 두 단어로 대신한다. 
 
이후에도 전교조에 대한 정치적 탄압은 계속됐다. 다수의 전임자들은 각 시·도교육청 징계위에 회부되거나 재판을 받아야 했다. 4년이란 다소 긴 시간이 흘렀지만 전교조는 여전히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올해 여름 전교조 중앙집행위원들은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며, 뜨겁게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에 엎드려 3000배를 이어갔다. 김민수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지난 23일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런 전교조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마지막 절규를 하고 있다. 18일 전교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달 안에 정부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중앙집행위원들의 삭발과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의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조합원들의 연가투쟁을 포함한 집중투쟁에 나선다며 배수진을 쳤다. 
 
전교조의 절박한 외침인 동시에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이다. 조 위원장은 “정부가 '정치적 고려'에 매몰돼 전교조 문제를 외면하는 건 적폐 청산의 연기”라며 이는 '적폐 청산'이 아닌 '적폐 계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에 정부가 답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한 만큼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가능성도 크다. 현재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사건은 대법원에서 500여 일째 계류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임기 초반 전교조 법외노조를 철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설 차례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전교조를 '교육파트너'로 바라본다면 일회성 만남이 아닌 구체적인 대화를 이어 나가야 한다.
 
지난 2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재벌체제 개혁을 비롯해 정치·선거제도 개혁, 좋은 일자리·노동기본권 등 10대분야 100대 촛불개혁과제를 선정했다. 여기에 포함된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 보장은 전교조를 포함한 1700만 촛불의 바람이기도 하다. 
 
조용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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