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화국' 평가 여전…날개 꺾인 한진·금호
LG, 네 달 연속 1위 수성…‘기내식 대란’ 금호아시아나, 부정점수 대폭 올라
입력 : 2018-08-06 07:00:00 수정 : 2018-08-06 07: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8월 재벌 신뢰지수는 뿌리 깊은 '삼성공화국'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민들은 삼성의 국가경제 성장 기여 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났듯 정경유착 등을 통한 사회 악영향에 대한 우려 또한 컸다.
 
재벌그룹 부문 전체 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재벌 ▲한국 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기여하는 재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재벌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된 긍정점수와 ▲국가 및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주는 재벌로 구성된 부정점수를 합산해 도출했다. ▲사회에 영향력이 큰 재벌 항목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점수 합산에서는 제외했다.
 
삼성은 이번 조사에서 부정점수 18.8을 기록, ‘물벼락 갑질’의 한진과 ‘기내식 대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를 제치고 부정순위 1위에 올랐다. 삼성은 긍정순위에서도 세 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긍정점수는 6월 24.2, 7월 24.3, 8월 26.3으로 상승세다. 특히 사회적 영향(38.7)과 경제성장 기여(35.3) 항목에서는 다른 재벌그룹들을 압도했다. 또 이달에는 사회 통합과 발전에 기여(25.2) 항목에서 LG(22.0)를 처음으로 앞지르며 전체 점수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수출을 견인하다, 2분기 들어 제동이 걸렸다. 반도체는 계속해서 순항을 이어갔지만, 간판이었던 모바일이 부진했다. 반도체도 올해를 끝으로 하락기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포스트 반도체 및 모바일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여론을 의식한 듯 해외로만 일정을 이어가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계기로 국내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6일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난다. 조만간 정부 요구대로 대규모 투자 계획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LG는 전체 점수에서 네 달 연속 정상을 지켰다. 다만 6월 44.9, 7월 41.7, 8월 40.1 등 세 달 연속 점수가 하락했다. 2위 삼성과의 격차는 5월 16.6에서 6월 17.6으로 늘어나는 듯 했으나 지난달 11.6, 이달 6.2로 크게 축소됐다. 사회 통합 및 발전에 기여 항목에서는 삼성에 1위를 내줬고, 사회적 영향과 경제성장 기여 두 항목에서도 삼성, 현대차에 이어 3위에 그쳤다. 다만, 재벌의 갑질 및 비리 등과 관련한 사회적 잡음이 적고 ‘인화’를 앞세워 '정도경영'을 강조해온 곧은 기업 이미지가 큰 힘이 됐다. 고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그의 미담이 계속해서 회자되며 대중을 자극한 점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전체 점수 22.2로 3위를 기록했다. 세 달 연속 3위로, 지난달부터는 20 이상의 안정적인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사회적 영향(19.1)과 경제성장 기여(19.5) 항목에서 LG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다만, 전월보다 경제성장 기여 점수가 1.7 떨어지며 2분기 악화된 실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어진 데다, 최근 일감몰아주기 해소 및 지배구조 개편을 목적으로 추진한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 합병한이 시장의 반대로 좌초됐다.
 
꼴찌는 이달에도 한진 몫이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을 계기로 그동안 감춰졌던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횡포 및 비리 혐의가 드러나면서 한진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다만, 전체 점수는 -14.4로 전월(-18.1)보다 개선됐다. 사회적 영향(0.5), 경제성장 기여(0.1), 사회 통합(0.3), 사회적 책임(0.9) 등 긍정점수 항목이 여전히 저조한 가운데, 사회 악영향(15.3) 점수는 지난달(19.1)보다 눈에 띄게 나아졌다. 사태 장기화에 따라 여론 관심도 일정 부분 분산됐다는 평가다.
 
대신, 이달에는 금호아시아나가 지난달 26위(-1.3)에서 29위(-9.5)로 추락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부정점수가 지난달(2.4)과 비교해 이달 10.2로 대폭 오르며, 한진과 함께 최하위권에 랭크됐다. 금호아시아나는 기내식 대란에 정비 결함에 따른 항공 운항 지연 등으로 이용자의 잇단 반발에 처했다.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의 자질론에도 불이 지펴졌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대한항공 직원들과 연대하며 총수를 비롯한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 중이다.
 
이밖에 롯데(-5.1), 부영(-4.1), 한화(-2.8), 삼라마이더스(-1.0), 효성(-0.4), 태광(-0.4), 중흥건설(-0.4), 하림(-0.1) 등 8곳이 마이너스 점수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영풍과 대림이 마이너스 그룹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지난달보다 4.6점 올랐고 부영도 1.5점 향상되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제외한 하위권 점수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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