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리포트)"가장 한국적인 핀테크"…계모임 방식 핀테크 '아임인'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아이페이'로 페이시장 확장에 박차
커뮤니티 기능으로 이용자 체류시간 증가…이용 편의성 높이고자 앱 출시도 준비
입력 : 2020-04-17 06:00:00 수정 : 2020-04-17 06:00:0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해외에서 태동한 개인간거래(P2P) 핀테크도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개인이 거래하는 식이다. 기관이 제공하는 상품을 벗어나 개인이 직접 상품을 만들어 공급할 방법이 없을까. 우리 선조의 전통 문화 '계 모임' 방식을 현 트렌드에 맞게 보완한 플랫폼이 진정한 P2P가 되리라 생각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핀테크 '아임인'은 티웨이브의 서재준 대표가 한국형 핀테크 사업을 고민하다 고안해낸 상품이다. 티웨이브는 최근 급성장 중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사업자와 손잡고 서비스를 고도화 중이다. '가장 한국적인 핀테크'를 목표로, 글로벌 금융 시장 진출까지 꿈꾸는 서 대표를 지난 8일 서울시 강남구 티웨이브에서 만나 서비스 기획과 방향에 대해 들었다.
 
지난 8일 만난 서재준 티웨이브 대표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아임인'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티웨이브
 
지난 2017년 출시한 아임인은 이용자가 게임방에 입장하듯 스테이지를 개설해 자유롭게 참여하면 매달 정한 순서대로 필요한 목돈을 조달받는 플랫폼이다. 빈 순번에 들어가 이용자들이 매달 돈을 넣으면 첫달은 1번 참여자가, 2번째달은 2번 참여자가 모인 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지난 2월까지 2000개가 넘는 스테이지가 개설됐고, 누적 운영금액도 400억원 가까이를 기록했다.
 
첫 순번자는 대출 목적에서, 마지막 순번 이용자는 적금 같은 재테크와 유사하게 보고 참여한다고 한다면 가운데 순번을 선택한 사람은 어떤 목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일까. 서 대표는 기존 금융기관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아임인이 해결하며 이용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3~4개월 뒤에 어떤 목적의 자금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을 찾아가면 3~4개월 뒤 찾아오라 안내한다"며 "아임인에서는 개인이 만든 상품을 통해 당장 해결할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티웨이브 내부 전경. 사진/티웨이브
 
중간 순번자의 경우 당장 소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는 티웨이브가 향후 페이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특허출원한 '아이페이'는 고객이 향후 받을 돈으로 물건을 미리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경우 필요할 때마다 충전하는 것과 달리 이용자는 아이페이를 활용해 정해진 달에 수령할 목돈에서 물건값을 공제하고 받는다. 현재는 아임인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아임인샵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티웨이브는 아이페이의 사용이 확대되면 커머스 회사와 협업할 기회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KB국민카드, 티켓몬스터, KEB하나은행 등과 다양한 사업 기회를 놓고 협업 중이다.
 
아임인은 이용자간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 SNS 핀테크 서비스를 기본 개념으로 하고 있다. 아임인 네트워크 안에서 경제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소셜 거래, 정보를 공유한다. 이용자가 아임인에서 관계를 맺고 함께 자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계 모임과 유사하기도 하다. 티웨이브는 지난해 7월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하며 그 가능성을 엿봤다. 1~3분에 불과하던 이용자 체류시간이 커뮤니티 기능 도입 이후 4분대로 늘었으며, 이용자당 친구 수도 평균 13명으로 증가세다. 티웨이브는 커뮤니티 기능 고도화와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앱 버전 출시도 준비 중이다.
 
티웨이브 직원들 회의 모습. 사진/티웨이브
 
아임인 이용자는 아임인에서의 소셜 활동으로 아임인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다. 아임인은 기본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나이스신용평가 6등급 이상의 고객만 가입할 수 있지만, 가입 후 플랫폼 안에서는 아이원에서 아이나인까지 자체적으로 등급을 매긴다. 정상적인 스테이지 활동만으로 아임인 플랫폼 안에서의 신용등급을 높이면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보안이 생명인 핀테크 서비스의 특성상 보안 기술 역시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 보라의 개발사인 웨이투빗과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탈중앙화 기술을 강화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공동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시에 보안과 관련해서도 협업한다.
 
서 대표는 "국내외 플랫폼이 SNS로 시작해 금융을 붙였지만 티웨이브는 금융 모델을 가진 새로운 SNS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전통 금융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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