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삼성·애플 제친 화웨이…맞춤형 가격 전략 주효
'저가 선호' 러시아 소비자 입맛 맞춘 제품 라인업 덕분
입력 : 2020-05-06 10:19:58 수정 : 2020-05-06 10:19:58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화웨이가 유럽 최대 인구를 가진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삼성까지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저가형 제품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 기호에 맞춘 출시 전략이 빛난 결과다.
 
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러시아 시장에서 각각 31.7%와 29.3%의 점유율로 2위 삼성전자를 각각 3.2%와 4.2%포인트 차로 제쳤다. 화웨이는 지난해 3~4분기 삼성보다 60만대 많은 540만대를 출하했는데 이는 2018년 하반기(220만대)보다 무려 145%나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1~4분기를 통틀어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27.8%로 2018년(23.6%)에 이어 지난해에도 1위를 지켰다. 하지만 화웨이는 2018년 18%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26%까지 끌어올리며 삼성전자를 약 1% 차로 맹추격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애플은 2017년(21.9%)를 기점으로 2018년(19.5%), 지난해 (13.4%)까지 점점 시장 영향력이 줄어들며 겨우 3위를 지켰다.
 
지난 2015년 러시아 시장에 뛰어든 화웨이는 2018년 하반기 애플을 제친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까지 누르면서 최근 부쩍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코리아 사무실. 사진/뉴시스
 
안나 아렌스 옴디아 모바일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2017년 이전까지 러시아 시장을 지배한 폰 브랜드는 삼성과 애플이었으나 지난 2년 동안 화웨이가 애플과 삼성을 능가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화웨이의 성공은 스마트폰 가격에 민감한 러시아 시장 특징을 제대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자사폰 외에 서브 브랜드 '아너' 저가 시리즈를 꾸준히 내세워 러시아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활발한 프로모션 활동과 더불어 화웨이가 그간 러시아 시장에 쌓아올린 브랜드 인지도도 톡톡히 영향을 줬다.
 
지난 한해 동안 러시아 시장은 안정적인 경제 흐름과 폰 교체 수요 상승, 저가폰 모델 증가 등이 성장을 촉진하면서 전년 대비 12% 성장한 34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주요 주문자 상표 부착생산(OEM) 업체들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 혜택을 누렸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옴디아는 올해 러시아 시장 예상 출하량을 기존 3310만대에서 2980만대로 줄였다. 전년 대비 12.6%나 역성장한 수치인데 내년에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김광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