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신군부 임용장 받지 않은 것"…신평 "기억에 각인"
판사 시절 임용 항의 주장 두고 공방
입력 : 2020-07-29 11:30:28 수정 : 2020-07-29 11:30:2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신이 판사 시절 지방 발령에 불만을 품고 항의했다는 신평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신군부 시절 임용장을 받으러 가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1982년 사시에 합격하고, 1983년, 1984년 2년의 사법연수원을 거치는 당시는 전두환 신군부 시절이었다"며 "1985년 3월에 춘천지법으로 발령이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통성을 상실한 신군부 아래에서 판사 임용장을 받으러 가지 않았던 것이 팩트"라며 "법원행정처에 가서 울고불고 임지 부당성을 따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날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이날 SNS에 "먼저 7월28일자로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제 글이 뜻밖의 소란을 일으킨 데 대해 반성한다"며 "나잇값을 못 하고 이 나이에 분쟁의 한 가운데 스스로 뛰어든 결과가 돼버린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변명할 수 없다"고 남겼다. 이어 "그리고 이 글이 추미애 장관의 마음에 불가피하게 일으킬 상처를 좀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한 점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신 변호사는 "추 장관이 젊은 시절에 한 대법원에의 인사 항의는 당시 그것이 너무나 이례적인 일이어서 제 기억에 깊이 각인됐다"면서 자신의 말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추미애 판사는 그렇게 할 만한 이유가 있기도 했다"며 "추 판사 전에는 여성 판사가 모두 서울 초임지 배정이란 혜택을 받았는데, 추 판사 본인에게서 그 혜택의 줄이 끊어졌으니 이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더욱이 젊디젊은 시절의 일이다"라고 부연했다.
 
신 변호사는 "다만 제가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추 장관에게 바란다면 소위 검언 유착 사건에 관해 추 장관 본인이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그리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견해에 혹시라도 기울어진 점이 없는지 헤아리는 지혜를 발휘해 달라는 것"이라며 "사건의 발생과 전개, 그리고 최근의 보도 등 전반적 과정을 더듬어 보면 한동훈 검사장 측의 변명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는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신 변호사는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추 장관은 1985년 초임지를 춘천지법으로 발령받자 이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으로 찾아와 펑펑 울며 부당하다고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자신도 들은 이야기라고 전제하면서 "'어떻게 판사가 이럴 수가 있지?' 하는 한탄을 법원행정처 간부들에게서 수차 들었다"며 "불만을 억누르지 못해 눈물을 철철 흘리는 감정 과잉, 이를 조직의 최상부에 표출시키는 대담한 행동, 이런 추 판사의 기질이 변하지 않고 이어진 것이 아닐까"라고 추 장관을 비꼬았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같은 날 "금일 모 언론에서 모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법무부 장관이 판사로 근무하던 시절에 지방 근무가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찾아와 펑펑 울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허위사실에 의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변호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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