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대사 초치…'파국' 치닫는 한중관계
"중국 패배 베팅시 후회" 발언에 엄중 경고
한중관계, 돌이킬 수 없는 강 건너나 '우려'
입력 : 2023-06-09 17:09:11 수정 : 2023-06-09 19:03:03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지난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외교부가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발언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엄중 경고에 나섰습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악화일로를 걷던 한중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은 9일 싱 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했습니다. 외교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에서 싱 대사의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싱 대사는 이 대표와의 만찬에서 미국에 치우친 윤석열정부의 외교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싱 대사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다"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장 차관은 싱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한중우호의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싱 대사의 발언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명백한 내정 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라며 밝혔습니다.
 
미국에 밀착한 윤석열정부의 외교정책은 반대로 한중관계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배타적 대중 정책은 대중무역 급감, 무역수지 적자 등 경제상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중국 대사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데 이어 정부에서도 바로 맞대응하면서 한중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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