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화토탈, 수익성 저하에 투자 속도 조절…본격 투자는 '요원'
올해 1분기 이익률 1.7%대 그쳐
단기차입금도 현금성자산 대비 2배
투자 조절에도 높은 배당성향 부담
입력 : 2024-07-18 06:00:00 수정 : 2024-07-1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7: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토탈)가 석유화학 업황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낮은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회사는 당초보다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축소하는 등 자금 소요를 줄이려는 모양새다. 더욱이 그동안 회사가 고배당 기조를 유지해온 점, 중국의 공격적인 생산능력(CAPA) 증설로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투자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토탈에너지스)
 
단기차입금 규모가 현금성자산 '두배'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514억원, 1.7%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213억원, 0.8%)보다 각각 두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태다. 지난해 폴리머 마진 약세와 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EVA) 스프레드 축소, 대정기 보수 등으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한데다 1분기에는 중간원료인 파라자일렌(PX) 및 석유제품 마진 창출에도 올레핀 폴리머의 저조한 스프레드가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2조5273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은 4503억원에 이른다. 반면 한화토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76억원에 불과하다. 현금성 자산에 기타유동자산 12억을 보태도 단기차입금을 갚기에 역부족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은행에서 빌린 돈에서 발생하는 금융원가, 즉 이자비용만 1280억원에 달해 한화토탈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금흐름도 좋지 않다. 한화토탈의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39억원을 기록했고 투자활동으로 이보다 많은 345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활동으로 883억원을 유입했다. 영업활동에서 얻은 현금과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생산시설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가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보다 갚아야 할 빚이 더 많은 상태다.
 
 
투자속도 조절에도 배당 부담 '여전'
 
이러한 가운데 한화토탈은 1분기 449억원의 CAPEX을 기록했다. CAPEX는 기업이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의 자산 취득에 사용하는 돈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685억원의 CAPEX를 기록한 반면, 올해는 1분기에만 449억원의 CAPEX를 기록하자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44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낮은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되자 한화토탈은 계획했던 것보다 투자 규모와 시기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초 올해부터 내년까지 연평균 약 5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3700억원 수준으로 조정했다. 다만 2026년부터는 친환경사업과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라 CAPEX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토탈이 투자 계획 속도조절에 나섰지만,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원인으로 배당이 꼽히고 있다. 한화토탈은 한화임팩트와 토탈에너지스의 합작사(JV)로 높은 배당성향을 가지고 있다. 한화토탈은 2021~2022년 부진한 실적에도 100%에 달하는 배당성향을 보였고 각각 2625억원, 4410억원을 배당금 지급에 사용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주주들에게 결산배당을 지급하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토탈이 합작법인인 만큼 주주사들의 배당 요구에 따라 배당금 지급을 할 경우 재무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2019년부터 중국 경쟁사들이 대규모 CAPA 증설을 지속하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함에 따라 상당 기간 업황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 등에 따라 수요는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간 대규모 생산설비 증설이 누적된 상황을 고려하면 비우호적 수급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034950)는 한화토탈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업황 부진으로 인한 영업현금창출력 약화로 인해 재무안정성 회복이 제한적이라는 게 등급 하향의 이유다. 특히 중국의 이구환신(헌 제품을 새것으로 바꿔준다는 의미) 정책과 공급 부담 완화 등으로 올 하반기 이후부터 업황이 반등할 수도 있지만,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구조적 저성장 등이 실적 개선을 제약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한화토탈을 주력 자회사로 둔 한화임팩트의 기업어음 신용도도 ‘A1’에서 ‘A2+’로 떨어졌다. 한화토탈의 자산과 수익 규모 등의 비중이 자회사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한화토탈 신용도는 한화임팩트 신용등급을 좌우하는 근간”이라면서 “한화토탈의 신용도 변동에 따라 한화임팩트 신용등급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한화토탈에 수익성 개선 방안 등에 대해서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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