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법개정안)②"5년간 4.4조 추가 감세"…낙수효과? 현실은 '세수펑크'
법인세 쇼크 탓에 2년째 세수 펑크
올해 국가채무 1200조 돌파 위기
"대안 없는 감세, 국가 위기만 초래"
입력 : 2024-07-25 17:19:59 수정 : 2024-07-25 18:47:46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2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2024년 세법개정안' 사전브리핑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정훈 세제실장, 최상목 부총리, 박금철 조세총괄정책관. (사진=기재부 제공)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윤석열정부가 올해도 대규모 감세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중 기업 영속성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법인세 인하를 예고했는데요. 올해도 '세수 펑크'가 예고된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 정책까지 내놓으며 내년도 세수까지 조기경보가 발령된 셈입니다. 정부의 세수감소 추정치(순액법 기준)는 향후 5년간 4조3515억원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감세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주주환원 촉진세재 신설 등 '법인세' 또 인하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주주환원 촉진세제'를 신설하고 법인세 세액공제도 주주환원을 확대한 상장기업으로 확대합니다. 공제대상금액은 직전 3년 평균 대비 주주환원금액 5% 초과 증가분이며, 공제율은 5%입니다. 
 
더불어 법인세 세액공제 대상 기업의 개인주주 배당소득은 저율 분리과세를 추진합니다. 현재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원천징수 세율을 14%에서 9%로 낮추고, 종합과세(최고세율 45%) 대상 개인주주는 25% 분리과세나 종합과세(2000만원 한도 9%에 비교 종합과세)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부는 주주환원을 확대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낮은 주주환원율 때문에 회사 밸류가 높아졌음에도 소액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아 시장에 투자자들이 들어오지 않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일각에선 일부는 '부자 감세'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작년부터 올해까지 세수 부족 상황에 대한 우려인 것으로 보이나 이는 경기둔화에 따른 결과물"이라며 "전반적인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이에 따라 내년에도 기업의 실적 호조가 기대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낙수효과' 기대…현실은 적자만 100조↑
 
정부는 법인세 인하와 기업 승계에 따른 상속세를 감면하면 우리 경제에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선순환이란 측면에서 제약이 되는 것을 완화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감세정책을 추진하는 사이 대규모 세수 펑크가 예고됐습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세수입은 151조원으로 전년동기보다 9조1000억원이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세수 진도율도 지난 5월까지 41.1%에 그쳐 지난해(46.6%)와 비교했을 때는 물론이고 최근 5년 평균(47%)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세수 진도율은 정부가 올 한 해 걷겠다고 한 목표금액 중 실제 걷힌 국세수입의 비율을 의미하는데요. 실제 걷힌 세수가 목표치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져 세수 조기경보가 발령된 셈입니다. 
 
이처럼 세수 부족의 큰 원인을 차지하는 것은 법인세입니다. 올해 5월까지 법인세 수입은 2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조3000억원(35.1%) 급감했습니다. 지난해에 56조원의 세수 펑크에 이어 올해도 세수 부족이 확실시 되면서 올해 국가채무는 지난해보다 늘어나 1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안 없이 법인세 낮추면 국가위기만 초래"
 
세수 부족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한국은행에 돈을 빌리는 액수가 더 커졌는데요. 올해 상반기에만 91조 원을 빌려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시 대출 후 아직 갚지 않은 잔액으로 19조9000억원이며, 상반기 동안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129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한국은행을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메우지 못한 세수를 중앙은행에서 빌려주는 것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법제화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반기 법인세 펑크가 심각한 상황에서 또 법인세를 감세하는 것은 향후 국가재정에 엄청난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다. 법인세를 감면해 주려고 했다면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대안도 없지 않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 세수 부족은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 관리재정수지는 64조6000억원의 적자를 나타내 같은 기간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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