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야 농해수위원 "농협 조합장 권한 규제해야"
국회 농해수위 소속 여야 의원 설문조사
응답자 10명 중 9명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찬성"
조합장 표심 노린 중앙회장 '포퓰리즘' 공약 남발 지적도
입력 : 2024-08-23 06:00:00 수정 : 2024-08-23 08:03:56
 
[뉴스토마토 이종용·민경연·이효진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제왕적 권략을 가진 지역 조합장의 권한을 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조합장 직선제로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후보들이 조합장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공약이 남발했는데요. 회장 당선 후에도 조합장 우대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농협 개혁을 거스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비상임조합장 제왕적 권한에 제동 
 
<뉴스토마토>는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국회 농해수위원소속 여야 의원을 대상으로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허용 △비상임 조합장의 연임 제한 △중앙회장 선거 평가 △중앙회의 조합장 우대 정책 △중앙회의 농협금융지주 인사·경영 개입 등에 대해 익명을 전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농해수위는 농협중앙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입니다.
 
농해수위 소속 의원 19명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10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는데요. 응답한 10명 중 9명은 비상임조합장의 연임 제한이 필요하다고 답변했습니다.
 
현행 농협법에서는 조합장 임기를 4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상임조합장은 두 차례 연임할 수 있어서 최장 12년 동안 재임할 수 있는 반면 비상임조합장의 경우 연임 제한 규정이 없어 장기 재임이 가능합니다. 지역농협의 자산총액이 2500억원 이상인 경우 조합장을 비상임으로 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조합장들이 장기집권하면서 곳곳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나 횡령, 특혜성 대출 등 내부통제 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비상임조합장의 연임 제한이 필요하다고 보는 의원들도 조합장의 장기집권에 따른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1명에 그쳤지만, 연임 제한을 반대하는 의원은 임기 제한에 따른 내부통제 강화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 설문조사 결과. (그래픽=뉴스토마토)
 
'농협 개혁' 직선제 취지 퇴색
 
여야 의원들은 올해 초 조합장 직선제로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10명 중 8명은 중앙회장 후보들의 공약과 선거 전후 농협 정책이 농협 개혁의 방향과 배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월 치른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졌습니다. 전국 1111곳의 조합장이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간선제에서 조합장 직선제로 변경한 것입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회장 후보 등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합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농협중앙회장 후보들은 선거 당시 조합장 표심을 노린 선심성 공약을 쏟아냈습니다. 강호동 중앙회장의 경우에도 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폐지, 조합장 직무정지제도 최소화 등 조합장 임기를 보장하는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연봉 하한제 도입, 업무용 자동차 지원 등 조합장 처우개선 공약도 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농협중앙회장 후보들이 내놓은 조합장 처우 개선 공약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합장의 권한을 키우는 것은 농협 개혁의 취지와 배치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단 2명만이 조합장 우대 공약에 찬성했습니다. 
 
농협중앙회가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지역 조합장의 권한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점. (사진=뉴시스)
 
제왕적 조합장 감싸기 여전
 
설문에 응답한 의원 10명 중 9명은 강호동 회장 취임 이후 조합장 중심의 선심성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반대 견해를 전했습니다. 강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내놓은 조합장 우대 정책을 당선 이후 점직적으로 정책화하고 있습니다. 
 
조합장 수당 지급이 대표적입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5월 전국 조합장에게 매달 100만원 상당의 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의 조합운영협의회운영준칙 제정을 추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한 바 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조합장의 과도한 권한이 내부통제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조합장에 제공하고 있는 기존 혜택과 처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A 의원은 "조합장 활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운영비는 이미 충분히 책정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약 이행 차질 불가피
 
일각에선 조합장 직선제로 치르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방식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B의원은 "농협 개혁을 위해서는 조합장 직선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며 "조합장이 아닌 조합원 중심의 완전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이처럼 여야 의원들이 조합장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농협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조합장 권한 강화 등 '100대 공약'의 이행을 공언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행보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농협중앙회에 △중앙회장 연임 허용 △조합장 대상 선심성 정책 △금융지주 경영 개입 등에 대해 공식 답변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중앙회측은 "강 회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선거 공약을 정책화하는 과정에 있고, 국회 논의가 필요한 사안도 있기 때문에 농협 입장에서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이종용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