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찾아라"…'스마트 편의점' 속도 사활
CU·GS25 등 점포에 미래형 스마트 콘텐츠 적극 도입
점포 과당 경쟁 심화…신성장 동력 절실
쇠퇴기 진입 늦추기 위한 생존 노력 지속될 전망
입력 : 2024-08-30 15:13:54 수정 : 2024-08-30 17:10:02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CU, GS25 등 편의점업계가 '스마트 편의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매장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는가 하면, 스마트 기술 기반의 체험형 매장을 조성하는 등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콘텐츠를 적극 도입해 나가고 있는 것인데요.
 
최근 수년간 편의점 시장은 특유의 방대한 점포와 뛰어난 소비 접근성을 토대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주요 채널로 자리매김 해왔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늘어난 점포로 인한 과당 경쟁이 심화하며 업황 전체가 성숙기를 넘어 자칫 쇠퇴기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실정인데요. 여기에 유통 시장의 빠른 트렌드 변화로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편의점 업계가 추후 스마트 편의점 경쟁에 더욱 열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CU, AI 도입…GS25, 고객 체험형 매장 오픈
 
3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는 AI 영상 분석 기업 '딥핑소스(Deeping Source)'와 스마트 편의점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28일 체결했습니다. 양사는 이번 MOU로 기존 점포에 설치된 CCTV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점포 상태를 파악하고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주요 상품의 결품, 집기 문 열림, 시식대 청결도 등 신속한 대응이 필요할 경우 휴대폰 알림을 줘 대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기존에는 근무자가 점포 전체를 돌아보며 결품, 청결도 등을 점검해야 했는데요,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점포 상태를 수시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양사는 익명화된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의 동선, 체류 시간, 특정 상품에 대한 관심도 및 시선까지 파악할 수 있는 AI 기반 시스템 '플러스 인사이트' 도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점포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상품 진열 최적화, 재고 관리 효율화도 추진합니다.
 
앞서 양사는 AI 영상 분석 기법을 점포에 구현하기 위해 작년부터 10여개 점포에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 온 바 있는데요. BGF 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MOU는 편의점 업계가 AI로 분석한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결정하는 체계를 갖출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스마트 기술 기반의 미래 체험형 매장 구축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GS25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소재 복합 문화공간 '안녕인사동'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그라운드블루49점'을 개점했는데요. 점포 명칭은 GS25의 리치 블루색과 안녕인사동의 번지수인 49를 조합한 것으로 '미래형 놀이터'의 정체성을 담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그라운드블루49점은 면적 약 220㎡(67평) 규모로 △리테일 테크존 △K-푸드 스테이션 △K-누들 챌린지 스테이션 등이 들어서 있는데요. 특히 고객들은 매장 입구 리테일 테크존의 피자, 카페라테,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로봇 등 미래형 체험 공간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그라운드블루49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거점 역할도 수행할 예정입니다. K-푸드 스테이션에는 국내 최대 견과류 브랜드인 바프(HBAF) 상품을 비롯해 식혜, 김, 바나나 우유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호응이 높은 상품들이 한 자리에서 판매됩니다. 또 GS리테일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K-라면의 '먹방 콘텐츠' 인기가 높은 것에 착안, K-누들 챌린지 스테이션도 기획했습니다.
 
성숙기 넘어 쇠퇴기 우려…"신규 콘텐츠 발굴 이어질 것"
 
사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편의점 업계가 이처럼 스마트 콘텐츠 도입에 사활을 거는 것은 시장 성숙기를 넘어 쇠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편의점 수는 5만5200개를 넘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인구 950명당 1개꼴의 편의점 점포가 있는 셈인데요. 1인당 매장 수는 편의점 대국으로 불리는 일본이나 대만보다도 많은 수준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고객 접근성이 뛰어나고 점포 규모가 작아 유통 트렌드를 기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골목 구석구석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선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 편의점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지만, 분명 방대한 점포 수는 향후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가 앞으로도 스마트 편의점과 같은 신규 콘텐츠 발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인구 1인당 편의점 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기 때문에 추후에도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콘텐츠 향상이 담보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성숙기인 시장이 쇠퇴기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며 "AI 도입, 자동화 등 과거에 없던 서비스를 계속 생성해 내려는 움직임 결국 업계가 성숙기 업태를 유지하려는 생존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GS25 '그라운드블루49점'에서 고객들이 매장 내 각종 시설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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