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워홈 구미현·이영열 부부…미지급 급여 자체 수급 논란
근무 태만 등 이유로 급여 지급 중단…취임과 함께 자체 수령
남매의 난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바람 잘 날 없는 아워홈
입력 : 2024-09-10 15:45:20 수정 : 2024-09-10 16:48:3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아워홈이 치열한 남매의 난으로 경영권이 교체되며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이번에는 구미현 회장과 이영열 부회장 부부의 배임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과거 구지은 전 부회장 시절 합당한 사유로 중단됐던 미지급 급여를, 구미현 회장 부부가 취임과 함께 자체적으로 소급 적용해 수령한 것인데요. 최근 식자재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구지은 전 부회장까지 물러나면서 아워홈 입장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신성장 모델을 확보해야 하는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입니다. 초반부터 구미현 회장 부부의 '오너 리스크'가 더해질 경우 아워홈의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근무 태만으로 받지 못한 급여…취임과 동시에 임의 소급 수령
 
1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구미현 회장과 이영열 부회장 부부는 구지은 부회장 체제에서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있었는데, 근무 태만 등을 이유로 회사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이들 부부가 회사 수장 자리에 등극하자마자 미지급된 급여를 소급해 임의적으로 수령했다는 겁니다.
 
아워홈의 경영권은 올해 초여름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5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구지은 부회장의 재선임안이 부결되면서, 다음 달인 6월 구지은 부회장은 경영권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아울러 같은 달 18일 이사회가 열리면서 구미현 사내이사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남편인 이영열 사내이사는 부회장 자리에 올랐는데요. 여기에 경영총괄사장은 구자학 선대회장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CFO)을 역임한 이영표 사장이 담당하게 됐습니다.
 
6월 이사회 직후 구미현 회장은 올해 3월분부터 5월분까지 약 3개월 분, 이영열 부회장은 5월 약 1개월 분의 미지급 급여를 소급해 자체 수령했습니다. 이후 구미현 회장 부부는 소급 수령한 일부 금액만 다시 회사에 돌려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엄연히 회삿돈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배임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아워홈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구지은 부회장 체제에서 구미현 회장, 이영열 부회장 부부가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있었는데, 이들 부부는 회의에도 출석하지 않고 전문위원으로의 역할도 전혀 하지 못했다"며 "이에 당시 회사 경영진 측에서는 이들의 급여 지급을 중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구미현 회장 부부가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주총 직후 받지 못했던 급여를 소급 청구했고 미지급 급여라는 명목으로 이를 자체 수령했다"며 "구미현 회장은 약 3개월 분. 이영열 회장은 약 1개월 분을 수령했다. 여기에 퇴직금도 미지급분을 추가 적용해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 자문 변호사는 소급 및 수령 행태가 배임이라고 지적하고, 이에 대해 회사 측에 다시 돌려놓을 것을 주문했다"며 "이후 구 회장 부부가 일부를 돌려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과제 산적해 있는데…사리사욕 지적 피하기 어려워
 
구미현 호가 출범한지 3개월 여가 넘었지만 현재 아워홈의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20년가량 착실하게 경영 수업 코스를 밟았고 2021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래 흑자전환까지 성공시켜 능력을 입증한 구지은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전사적으로는 무기력한 기류마저 감돌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구미현 회장은 결혼 이후 전업주부 생활만 해왔고, 이영열 부회장은 전 한양대학교 의대 교수로 기업 경영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주부, 의대 교수라는 경력과 상관없이 높은 지분에 걸맞은 뛰어난 경영 수완을 보여준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그간의 행보만 본다면 아워홈 미래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회사 전망이 극도로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분위기 속에, 구미현 회장 부부의 미지급 급여 수령 행보는 아워홈 전체의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현재 산적한 경영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전에 취임 초반부터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아워홈 관계자는 "(구미현 회장 부부의) 급여 소급 수령 사안은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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