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①-상)홍장표 "'기본소득' 보편성 장점…청년 일자리 보장제 필요"
생계급여·실업부조 통합, 최저소득보장 필요
기본소득 보편적 소득보장 해법…재정 감안해야
코로나발 취업 상실…'청년 일자리 보장제' 필요
'소주성' 성과 오해 있어…소득격차·양극화 완화
입력 : 2022-02-03 06:00:00 수정 : 2022-02-03 06:00:00
연초부터 쏟아지는 대내외 리스크로 한국경제호의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공급망 차질 장기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움직임, 미·중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이어 산유국 리스크까지 대외 충격파로 인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한꺼번에 덮치는 위기)' 우려가 ‘완전한 경제의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2년은 위기 극복을 끝내고 정상화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새해 임인년을 맞아 <뉴스토마토>가 국책연구원장들의 통찰력 있는 진단과 고견을 들어보는 신년인터뷰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3탄 시리즈를 마련했다. 첫 번째 순서(상·하편)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설계자로 통하는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제언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중장기적으로는 위험에 처한 모든 국민에 근로능력 유무와 상관없이 국민 모두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최저소득 보장제를 지향해야 한다. 기본소득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보편적 소득보장 해법을 제안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코로나19로 취업 기회를 상실한 청년세대를 위해 일자리 보장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일 <뉴스토마토>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소득 보장제도 논의와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최저소득 보장제의 핵심은 하위계층 소득보장제도를 '최저소득보장'으로 통합해 하위계층 사각지대를 줄이는 것이다. 기존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상 생계급여와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합하고 생계급여 지급대상을 '중위소득 30% 이하'에서 '40% 이하'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홍장표 원장은 현 정부의 초대 경제수석비서관이자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최저임금 1만원'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소주성특위는 최저소득보장제 등 대안적 소득보장체계를 진단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해왔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 성장론'과 관련해서는 "그간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성과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거나 오해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일 <뉴스토마토>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소득 보장제도 논의와 관련해 "중장기적으로는 위험에 처한 모든 국민에 근로능력 유무와 상관없이 국민 모두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최저소득 보장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사진/한국개발연구원(KDI)
 
홍장표 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소득 증대와 소득격차 완화로 내수시장을 증진해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을 지향한다"며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 등 시장소득 개선대책과 근로장려금 확충, 기초연금 인상 등 공적이전소득 강화대책을 통해 2018~2019년 경기 하강국면과 2020년 코로나19 위기 발발 등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가계소득을 지키고 소득격차와 양극화를 완화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2017~2020년 기간중 소득격차가 완화되었음은 공식적인 소득분배 통계인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가계소득 증가와 소득격차 완화는 내수 회복의 중요한 실마리였으며 성장률 하락 방어와 경제회복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이래 노동소득분배율은 5.5%포인트 상승했다. 앞선 정부의 노동소득분배율 평균값을 보면, 노무현 정부 60%, 이명박 정부 60.3%, 박근혜 정부 62.1%, 문재인 정부는 64.9%로 상승했다. 각 정부의 처음 해와 마지막 해 사이의 지표 차이를 보면 노무현 정부 0.8%포인트, 이명박 정부 -0.7%포인트, 박근혜 정부 1.4%포인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문재인 정부는 5.5%포인트로 급증했다.
 
대선 후보의 기본소득 논란과 관련해서는 "기본소득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보편적 소득보장 해법을 제안한다는 것이 장점이 있다.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임기 내 청년에게 연간 200만원, 국민에게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을 공약한 바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022년 하반기부터 생계급여를 중위소득 30%에서 35%로 상향 조정하고 근로장려세제 소득 기준을 최대 30%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홍 원장은 그러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심화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로 취업 기회를 상실한 청년세대를 위해 일자리 보장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시는 청년 일자리 뉴딜로 참여자들에게 최대 23개월 간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뉴딜은 서울시 생활임금과 함께 학습·일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홍 원장은 전국적인 확대의 필요성을 검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픈 정책으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꼽았다.
  
홍장표 원장은 "집값 상승을 제대로 막지 못해 무주택 세대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고 자산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KDI는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았고 올해는 새로운 50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원년"이라며 "정부출연 연구소·국제협력개발기구(OECD)·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등 국내외 외부기관과의 협업과 협동연구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리실·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와의 긴밀한 소통으로 국가 미래 희망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일 <뉴스토마토>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소득 보장제도 논의와 관련해 "중장기적으로는 위험에 처한 모든 국민에 근로능력 유무와 상관없이 국민 모두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최저소득 보장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사진/한국개발연구원(KDI)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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