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최규선 '집사변호사 고용', 공무집행방해 아니다"
'최규선 게이트' 장본인… ‘50억대 유전 거래’ 사기 유죄 인정
미결수용자 ‘집사 변호사’ 고용 ‘교도관 업무 방해’ 혐의는 무죄
입력 : 2022-06-30 13:39:45 수정 : 2022-06-30 13:39:45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대법원이 김대중 정부 시절 ‘최규선 게이트’ 장본인 최규선씨의 ‘50억원대 유전 거래’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최씨가 구치소에 복역하며 이른바 '집사 변호사'를 고용해 변호활동과 무관한 개인 업무 등을 처리하게 해 교도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중 위계공무집행방해 유죄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미결수용자가 이른바 '집사변호사'를 고용해 형사 변호 활동과 무관한 개인 업무 등을 처리하도록 한 행위는 교도소 내부 제재 대상이 되거나 해당 변호사에 대한 징계사유가 될 지언정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이 교도관에게 변호인 접견을 신청하는 경우 미결수용자의 형사 사건에 관해 변호인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변호 활동을 하는지, 실제 변호를 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 등은 교도관의 심사대상이 되지 않는다"면서 "접견변호사들이 미결수용자의 개인적인 업무나 심부름을 위해 접견신청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교도관들에 대한 위계에 해당한다거나 그로 인해 교도관의 직무집행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방해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미결수용자와 변호인 간 서신은 교정시설에서 상대방이 변호인임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검열할 수 없도록 정한 구 형집행법 취지에 비춰 보면 변호인이 접견에서 미결수용자와 어떤 '내용'의 서류를 주고받는지는 교도관의 심사대상에 속하지 않는다"면서 "그렇다면 이 사건 접견변호사들이 피고인과 소송서류 이외의 서류를 주고받은 것이 교도관들에 대한 위계에 해당한다거나 그로 인해 교도관의 직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형집행법은 수용자와 교정시설의 외부에 있는 사람의 접견 시 일정한 경우 접견내용을 청취·기록·녹음 또는 녹화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에는 이를 금지한 것을 보면, 미결수용자가 변호인과 접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는 교도관의 감시·단속의 대상이 아니고, 따라서 이 사건 접견변호사들이 피고인의 개인적인 연락업무 등을 수행한 것 역시 위계에 해당한다거나 그로 인해 교도관의 직무집행이 방해됐다고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결국 피고인이 접견변호사들에게 지시한 접견이 변호인에 의한 변호활동이라는 외관만을 갖췄을 뿐 실질적으로는 형사사건의 방어권 행사가 아닌 다른 주된 목적이나 의도를 위한 행위로서 접견교통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한 경우에 해당할 수는 있겠지만, 그 행위가 '위계'에 해당한다거나 그로 인해 교도관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이 방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에 따르면 최씨는 2008년 자신이 운영하던 유아이에너지에 100억원을 대여해주면 대여자금의 120%에 해당하는 유아이에너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며 일본 A사로부터 55억원 상당의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를 받았다.
 
당시 유아이에너지는 이라크 쿠르드 지역 유전 개발 사업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최씨는 A사가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55억원 가량의 자금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유아이에너지 소유 현대피앤씨 252만주를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상태였고, 이를 거래소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 회사 근로자들에게 28억원 상당의 임금 등을 미지급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퇴직급여법 위반)도 있다.
 
또 최씨는 2016년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자 서울구치소 수감 중 이른바 ‘집사 변호사’ 6명을 고용한 뒤 접견을 가장해 개인적인 용무를 처리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도 기소됐다.
 
1심에선 두 사건이 나누어 재판이 진행됐다. 유전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 집사 변호사와 임금 미지급 혐의 등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이 각각 선고됐다.
 
2심은 두 사건이 병합돼 진행됐다. 재판부는 두 사건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최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다만, 임금을 미지급한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무죄가 선고돼 형이 줄었다. 재판부는 최씨가 A사에 피해액 일부를 변제한 점, 앞서 징역 9년 및 벌금 10억원의 확정 판결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감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각종 이권에 개입하며 기업체 등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이다. 이 사건으로 최씨는 2008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았다. 이후 최씨는 430억원 상당 유아이에너지 회삿돈을 빼돌리고(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재판 중 추가로 사기 범행 및 도주를 한 혐의로 2018년 징역 9년에 벌금 10억원을 확정 받고 복역 중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 '최규선 게이트' 파문의 장본인이었던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대표가 횡령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피소된 2015년 12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무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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