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출동한 헬리오시티…조합 해산 두고 '갈등'
입주 5년차…조합 해산에 진통
총회 개최 두고 경찰 출동하기도
조합 해산 관련 법 제정…적용 범위 한계
입력 : 2022-07-27 07:00:00 수정 : 2022-07-29 21:02:28
지난 25일 열린 가락시영아파트(헬리오시티) 재건축사업 조합 임시총회에 경찰이 출동했다. (사진=독자 제공)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입주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조합 해산을 못하고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25일 예정된 조합 총회에서는 경찰까지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입주가 끝나고도 조합 해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단지들이 많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조합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제보에 따르면 가락시영아파트(현 헬리오시티)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25일 오전 10시 송파책박물관 주차장에서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원 선출을 위한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총회는 열리지 않았다. 전체 조합원 약 6600명의 과반수가 참여해야 하는데, 정족수 부족으로 총회가 무산된 것이다. 이에 반발하는 조합원들과 조합 측이 충돌하면서 경찰이 출동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의 총회 개최 의지를 지적하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조합원 A씨는 "이전 다른 총회에서는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렸는데, 이번에는 불과 30분 만에 총회 무산을 선언했다"면서 "조합 측에서 총회를 열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헬리오시티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기존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951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지난 2018년 12월 준공해 입주했다. 입주 후에도 소유권 보존등기 지연, 추가 분담금 납부 등의 문제로 우여곡절이 계속됐다.
 
이번 사태는 임기가 만료된 전 조합장의 뒤를 이을 새로운 조합장을 뽑기 위한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전 조합장의 임기는 지난해 3월 끝났지만 총회 개최가 지지부진하면서 1년 넘게 새 임원 선출이 미뤄지고 있다는 게 조합원의 설명이다. 전날 예정됐던 총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선거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헬리오시티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조합원들은 신속한 사업 완료를 통한 조합 해산을 희망하고 있다. 조합원 B씨는 "이번 총회에 들어간 비용만 3억5000만원으로 알고 있다"며 "큰 문제가 없는데 조합을 해산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 사무실 임대료, 인건비 등 비용 지출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의 해산이 늦어지는 원인 중 하나는 상가 관련 채무관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통상 임원 한 명당 수백만원의 월급을 지급하는데 해산이 길어질수록 비용도 늘어난다"고 했다.
 
헬리오시티 외에도 입주 이후 조합 해산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경우는 많다.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입주 10년, 15년이 지나도록 조합을 청산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면서 "조합 임원들은 급여를 계속 가져가기 때문에 지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부분도 있고, 조합 청산 뒤 관련 채무를 조합장이 떠안게 돼 청산을 미루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문제가 계속되자 국회는 조합 임원이 고의로 해산을 지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해 지난 5월 통과시켰다. 정비사업 이전고시 후 1년 내 조합 해산을 위한 총회를 소집하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조합을 해산하지 않을 경우 관할 시장이나 군수가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김 변호사는 "조합 청산에 대한 부분이 법으로 만들어져 오는 12월 11일부터 시행 예정"이라며 "하지만 법 시행 당시 이전고시한 조합부터 적용됨에 따라 기존 조합의 갈등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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