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히틀러 독일 장군처럼 미군 지도부가 복종하길 원해"
시위대 향해 "그들을 총으로 쏴버릴 수 없느냐" 발언하기도
입력 : 2022-08-09 12:15:41 수정 : 2022-08-09 12:15:41
(사진=연합뉴스) epa09947814 Former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during the American Freedom Tour at the Austin Convention Center in Austin, Texas, USA, 14 May 2022. The American Freedom Tour is a gathering of conservatives to celebrate Faith, Family, Finances, and Freedom. EPA/ADAM DAVIS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지도부를 가리켜 과거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독일의 장군들처럼 자신에게 복종하기를 원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8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언론인 피터 베이커와 수전 글래서의 저서 '더 디바이더(분열자: 백악관의 트럼프)' 발췌본을 공개했다.
 
발췌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4성 장군 출신인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왜 당신들은 독일 장군들 같지 않으냐"라고 물은 사실을 전했다.
 
미국 고위급 장성들의 충성심에 불만을 제기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켈리 전 비서실장은 "(나치 독일의 장군들이) 세 번이나 히틀러를 암살하려 했고 거의 성공할 뻔했다"고 응수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니다. 그들은 히틀러에게 매우 충성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발언에 뉴요커는 책 발췌본을 인용하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사를) 알 리가 없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을 메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대를 향해 폭언을 한 일화도 발췌본에 소개됐다. 당시 그는 "그들을 총으로 쏴버릴 수 없느냐. 다리든 어디든 그냥 쏴라"고 명령하였으나 이를 거부하는 밀리 합참의장 등에게 "너희들은 다 패배자들"이라고 비난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원한 주방위군과 경찰에 의해 해산됐으며 당시 백악관 반대편 교회로 가는 길에 그와 동행한 밀리 합참의장은 "영원히 잊어버릴 수 없는 오판"이라며 동행 결정에 대해 자책했다고 저자들은 밝혔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밀리 합참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사직서를 썼으나, 실제로 제출하지는 않았다.
 
저서 발췌본을 통해 공개된 사직서에서 밀리 합참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군 정치화 움직임을 지적하며 "국제 질서를 파괴하고 독재자와 극단주의를 포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우리나라에 회복할 수 없는 커다란 해를 끼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당시 밀리 합참의장에게 조언한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마크는 내게 대통령이 내놓는 미친 아이디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아프가니스탄 즉각 철군과 한국에서의 철수와 같은 것들 말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열병식을 본 뒤 당시 켈리 전 비서실장에게 미국에서도 열병식을 열어야 한다며 "참전 부상자들이 퍼레이드에 나오면 안 된다. 내겐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시했다고 저자들은 전했다.
 
이에 켈리 전 비서실장은 "그들은 영웅이다. 그들보다 더 영웅적인 사람들은 알링턴(국립묘지)에 묻힌 전사자들밖에 없다"고 반박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8년간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앨런 심슨 전 공화당 의원은 미국 언론인이자 작가인 마크 리보비치가 최근 펴낸 신간을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 민주주의를 오염시킨 사악한 동물"이라고 평가했다고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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