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경호원 "의회 폭동, 흑인이 벌였다면 대응 달랐을 것"
미 정부의 인종 차별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
입력 : 2022-12-29 10:18:47 수정 : 2022-12-29 10:18:47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미 하원 전 경호 담당자가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에 대해 폭동 사태를 흑인이 주도했다면 공권력의 대응은 당시와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하원 경호를 담당했던 윌리엄 워커 전 워싱턴DC 방위군 사령관은 하원 특위 조사에서 "폭도 대부분이 압도적인 백인이 아니라 흑인이 다수였다면 시위대에서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흑인이면서 1·6 사태 당시 사령관이었던 그는 특위가 배포한 녹취록에서 "만약 인종 구성이 달랐다면 유혈 사태가 더 커졌을 것"이라며 "법을 집행하는 관리로 볼 때 치명적 수준의 무력을 사용했을 수도 있는 곳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특위 위원들에게 "여러분은 아무 이유 없이 (흑인이) 고가의 정부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찰에 단속될 수 있는 사람을 보고 있다"라며 미국 정부의 법 집행 과정에서 인종 차별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의회 경찰 등 당시 법 집행 관리들이 시위대가 백인이라는 이유로 미온 대응한 것도 미국 의회가 시위대에게 뚫리는 등 보안 문제가 발생한 배경 중 하나라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의회 폭동 사태 당시에도 미국 경찰 등이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워싱턴 DC 등에서 시위를 벌인 흑인에게 강경하게 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폭도들에 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미 공화당은 최근 공개한 '1·6 의사당 폭동 사태' 관련 보고서에서 의회 폭동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보안 실패를 지목했다. 또한 의회 경찰 위원회를 개혁하고 의회 경찰에 대한 의회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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