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일본 핵오염수 임박…해수 채취 현장, 우리해역 지킨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출 임박
해역 세슘-134 등 7개 방사능 물질 상시 모니터링
해양 방사능 조사 기술 '최고'…인력 부족은 당면 과제
입력 : 2023-03-02 11:00:00 수정 : 2023-03-02 18:01:27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사람이 부족해 문제지 방사능 오염수로부터 우리해역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기술력은 절대 부족함이 없습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금지 촉구 결의가 곳곳에서 일던 지난달 27일 부산 해양환경조사선(2호)에 승선한 <뉴스토마토>가 김성길 해양환경조사연구원 해양수질처장에게 던진 물음의 답변입니다.
 
이날 부산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한 조사선은 1시간가량을 달려 우리나라의 해양 방사능 조사정점 중 한 곳인 부산 5번 정점에 도착했습니다. 이내 선박 우측에 위치한 로젯 샘플러(rosette sampler)라는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장비는 해수시료 채취 장비로 물 속 원하는 깊이까지 내려보낸 뒤 양쪽에 달린 8개 원통형을 통해 바닷물을 확보합니다.
 
김 처장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리 정부는 우리 연안해역의 조사정점 및 조사 주기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출에 대비해 해양 방사능 감시망을 넓히며 우리 해역의 방사능 물집 유입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 정부는 총 52개소 조사정점에 대한 해양방사능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부산 5번 정점의 해수 채취를 위해 로젯 샘플러(rosette sampler)가 작동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우리 정부는 지난해 제주지역에 6개의 조사정점을 추가하는 등 지난해 기준 42개소였던 조사정점에서 현재 52개소까지 확대했습니다. 제주, 남·동해 주요 29개 정점은 격월로 연 최대 6회, 나머지 23개 정점은 연 2회에 걸쳐 해수 채취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날 채취된 해수는 방사능물질이 흡착되지 않도록 전처리된 저장 용기에 담겨 곧바로 해양환경공단 내 해양환경조사연구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연구원에서는 감마스펙트로미터 등 방사능 분석장비를 통해 세슘(Cs)-134, H-3(삼중수소), Cs-137, 플루토늄(Pu)-239+240, 스트론튬(Sr)-90 등 총 7개의 해양방사성물질을 검사합니다.
 
특히 가장 먼저 바닷물에 존재하는 방사성 세슘을 측정하기 위한 전처리 작업이 이뤄집니다. 채취한 해수의 세슘 농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모래 등 부유물을 걸러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AMP(Ammonium Phosphomolybdate)란 약품을 넣어 바닷물 속에 세슘과 결합, 침전되면 건조 후 감마스펙트로미터기로 계측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외 물질들도 핵종별 분석절차에 따라 분석합니다.
 
최민석 해양환경공단 해양방사능모니터링단 과장은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전체 해역의 방사능농도 범위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반감기가 2년으로 가장 짧은 Cs-134는 전체 조사해역의 해수 및 해저퇴적물에서 검출되지 않았고 최근 새로 유입된 방사성핵종도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니터링 결과는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해양수산부 누리집과 해양환경정보포털을 통해 즉시 국민들께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최고를 자부하는 해양 방사능 조사 분석기술에도 턱없이 부족한 인력은 시급해 보강해야할 과제로 지목됩니다. 일선 현장에 소수 인원만 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양환경공단은 우리 해역 내에서 세슘(Cs)-134 등 총 7개의 해양방사성물질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전처리된 해수를 감마스펙트로미터에 넣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이 뿐만 아닙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인근 6개 현에서 들어오는 선박 평형수에 대한 방사능 조사 관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선박 평형수는 선박 운항 시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아래나 좌우에 설치된 탱크에 채워 넣는 바닷물입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선박평형수를 배출하려는 선박은 우리나라 관할수역 밖에서 선박평형수를 교환 후 입항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동형 측정 장비를 이용해 선박평형수에 대한 방사능 오염 여부도 전수조사 중입니다.
 
부산=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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