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낮추며 예대금리차 벌리는 저축은행
예금금리 올 들어 1.61%p '뚝'
업권 전체 연체규모 3조원 넘어
입력 : 2023-03-14 06:00:00 수정 : 2023-03-14 06:00:0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신을 줄이면서 더 이상 높은 금리를 제공할 필요가 없어지자 예금금리를 연일 떨어뜨리고 있는 겁니다. 반면 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진 모습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상담 등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74%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초인 1월1일 기준으로 5.37%였던 것과 비교하면 1.61%p 떨어진 겁니다.
 
자산규모 5대 저축은행으로 꼽히는 OK저축은행은 지난 6일부터 'OK정기예금'(12개월 단리 기준) 금리를 3.5%에서 3.2%로 내렸습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은 지난달 20일 이후로 3.9%에서 3.3%, 웰컴저축은행 'm-정기예금'은 지난달 21일 4%에서 3.5%로 낮췄습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16일 4.1%에서 3.6%로 0.5%p 낮췄습니다. 
 
이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KB국민은행의 예금은 각각 3.83%, 3.80%, 3.7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출 금리는 법정 상한인 연 20%에 육박하는 수준의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가계신용대출에서 SBI저축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을 평균 19.47% 금리로 공급했습니다. OK저축은행은 '사업자든든OK론'을 19.31% 금리로 제공했고요. OK저축은행의 경우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0월(16.06%)에서 올해 1월(18.18%)까지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전세계적인 고금리 여파로 은행권과 수신경쟁을 하며 예금금리를 올린 탓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9월 시중은행이 정기예금 연 4~5%대 금리 상품을 내놓자 저축은행은 1~2%p라도 높은 금리인 연 6%대 예금을 내놨기 때문에 '자금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대출금리에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 주요 차주의 신용도가 1금융권보다 취약한 것을 감안해 대출 공급량을 줄인 것은 사실"이라며 "당시 출혈경쟁으로 아직 수익성을 해결하지 못했는데 대출 금리를 내리고, 예금 금리를 올리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치솟으며 덩달아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3·4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3.0%를 기록했습니다. 저축은행권의 합산 연체금액도 3조4344억원으로 직전 분기(2조9772억원)에 비해 4500억원가량 늘었는데, 3조원을 넘은 것은 약 6년 만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연체액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지금 차주들 상태가 안좋다보니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은 저축은행업계 뿐만 아니라 전 금융기관이 겪는 현상"이라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현재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켜봐야한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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