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지검장, 이원석 총장 '진상파악' 지시에 "협조 어렵다"
이원석, 중앙지검 총장 '패싱' 질책…대검 감찰부에 진상파악 지시
이창수 "김 여사 수사팀 수사에 영향" 주장…검찰 내홍 격화 불가피
입력 : 2024-07-23 22:01:06 수정 : 2024-07-23 22:01:06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지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감찰부를 통해 진상 파악을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봐주기 수사 논란을 촉발한 장본인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에 '당장 협조가 어렵다'면서 사실상 진상 파악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여사 수사팀의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인데요. 이 지검장이 사실상 이 총장에게 반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김 여사 수사를 둘러싼 검찰 내홍이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 총장이 지시한 김건희 여사 비공개 소환 조사에 관한 진상 파악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대검에 요청했습니다. 이 총장의 지시에 당장 응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 지검장이 대검에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진상 파악에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겁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지검장은 김 여사에 대한 봐주기 수사 논란이 나오면서 현재 수사팀이 힘들어 하고 동요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감찰에 협조할 경우 수사팀 반발 등 수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 이 총장의 진상 파악을 지시한 이후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한 수사를 맡았던 검사가 사표를 제출했다는 겁니다. 
 
앞서 중앙지검은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서울 모처로 비공개 소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해 수사를 했습니다. 수사는 12시간 가까이 진행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하는 걸 이 총장과 대검에 사전 보고가 되지 않은 걸로 확인되면서 '패싱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이 총장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종료되기 2시간 전에야 보고를 받았다는 겁니다. 
 
이에 이 총장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국민들께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일선 검찰청에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진상과 경위를 파악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검장으로부터 김 여사를 검찰청사 밖의 모처에서 수사한 이유, 자신을 패싱하고 수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서 대면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총장은 이 지검장의 보고를 받고는 크게 질책하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이 지검장이 공개적으로 진상 파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함에 따라 검찰 내 권력 충돌이 수면 위로 부상한 상황이 됐습니다. 김 여사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놓고도 이 총장과 이 지검장 사이의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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