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도 쉽지 않네…토종 OTT는 적자만 늘어
매출 늘었지만…"부진한 출발" 평가
국내 OTT는 적자 회복이 우선…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내야
입력 : 2023-04-20 14:48:27 수정 : 2023-04-20 17:51:4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코로나 팬데믹 특수로 급격하게 성장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엔데믹 전환과 맞물리면서 시장 성장성 둔화에 직면했습니다. OTT간 경쟁 심화가 콘텐츠 제작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가입자 확대는 제한된 것이 시장 악화의 근본적 원인입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계정공유 금지를 꺼내들었지만, 구독자 반발을 고려해 쉽게 확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OTT들은 적자폭만 키우고 있습니다. 
 
매출 늘었지만…"부진한 출발이다" 
 
넷플릭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1억6200만달러, 17억14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1% 감소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머더 미스터리2, 더 글로리 같은 신작의 영향으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예상치에 부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신규가입자 수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습니다. 1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175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206만명보다 30만명가량 적은 수치입니다. 주요 외신인 블룸버그는 가입자 수가 20만명 줄었던 지난해 1분기 이후 2년 연속 부진한 출발이라고 평했습니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넷플릭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15억6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내 지하철 넷플릭스 광고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는 넷플릭스가 대대적으로 예고했던 계정 공유 금지 시기를 미루는 단초가 됐습니다. 넷플릭스는 거주 공간이 다른 사람들이 계정을 공유해 쓰는 것을 막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알렸습니다. 전세계 구독자들 중 약 43%인 1억가구 이상이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계정 공유를 중단하면 신규 가입자가 늘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중남미 국가에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시범 도입했고, 지난 2월에는 뉴질랜드와 스페인, 캐나다, 포르투갈에서도 시행했습니다. 3월말부터는 전세계에서 이 조치를 단행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정 공유 금지 후 아예 넷플릭스 구독을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 2분기 중으로 늦춘다는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하나의 지표일 수 있는데, 신규가입자 수 증가가 코로나 시절 대비 둔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OTT 시장을 낙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OTT는 적자 회복이 우선 
 
글로벌 가입자 기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넷플릭스도 이처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정책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아 하는 모습입니다. OTT 사업의 주요 수입원인 가입자가 이탈하는 게 두려운 까닭이죠. 하물며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콘텐츠 '쩐의 전쟁'에 뛰어든 국내 OTT 상황은 더 어렵습니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넷플릭스도 힘겨워하는 마당에 국내기업은 가입자 확대가 더욱 요원한 상황입니다. 이에 적자폭이 매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감사보고서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많게는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2020년 대비로 보면 손실 규모는 대폭 늘었습니다. 티빙은 지난해 말 KT(030200) 시즌과 합병하면서 규모를 키웠지만, 11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 762억원 영업손실을 낸 것 대비 늘었습니다. 웨이브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12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2020년 대비로는 손실폭이 7배 급증했습니다. OTT 스타트업으로 불리던 왓챠도 비용 줄이기를 통해 손실폭을 관리해왔지만, 지난해에는 454억원으로 영업손실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까지 콘텐츠 투자에 나섰지만, 비용이 대폭 늘어난 것 대비 유료 구독자 확보는 폭발적으로 늘지 못한 영향입니다. 콘텐츠 제작·수급에 티빙은 2021년 707억원에서 2022년 1169억원으로 늘려 비용을 투입했고, 웨이브는 같은 기간 1452억원에서 2111억원으로 비용을 늘렸습니다. 콘텐츠 비용은 대대적으로 늘어났지만, 가입자 확대는 정체됐습니다. 이에 티빙과 웨이브는 연간이용권을 할인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습니다. 비용은 늘고 있지만,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창구는 한정돼 있고, 이마저도 할인이 진행되면서 적자 규모를 키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OTT업계는 콘텐츠를 확대하는 데 보다 직접적 도움이 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더불어 OTT사들도 이용자 모수를 넓힐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OTT업계 관계자는 "OTT 제작비에 대한 세제지원이 가능해졌지만, 투자비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볼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들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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