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투표 열기 뜨거운 강서…"경거망동" 대 "낯선 후보"
김태우 '40억 애교 발언'에 들끓은 민심 "양심이 있어야지"
"진교훈 정보 많지 않아" 고심 속 당선 향방 키워드는 '공약'
입력 : 2023-10-05 17:14:58 수정 : 2023-10-05 20:32:34
진교훈(오른쪽) 민주당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5일 오전 인천 계양구 강서개화축구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최수빈 기자] 오는 11일 열리는 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강서구가 뜨거운 투표 열기로 뒤덮였습니다. 본지가 만난 강서구민들은 저마다 "투표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다만 민심의 향방은 안갯속이었습니다. '40억원 애교' 발언으로 논란을 낳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심판론이 거센 가운데 진교훈 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도 의문부호를 붙였습니다. 사실상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따라 대세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심 심판론에 기름 부은 김태우 '40억 애교 발언'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빌라를 아파트로'라는 김 후보의 선거 슬로건과 같이 '지역발전론'을 내걸었고, 민주당은 윤석열정권 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본지는 지난 4일 강서구 현지를 직접 찾아 바닥 민심을 집중 점검했습니다.
 
연령별로 김 후보에 대해 반감이 상대적으로 강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28일 강서구청장 지역 유세에서 "(보궐선거 관련 비용) 40억원을 제가 4년 동안 4000억원 넘게 벌어들이기 위한 수수료 정도로 애교 있게 봐달라"는 김 후보 발언을 놓고 비판 여론이 크게 들끓었습니다. 
 
김 후보는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돼 지난 5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강서구청장직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사면복권으로 재차 보궐선거에 나선 상황입니다.
 
진교훈 민주당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선거일을 6일 앞둔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사거리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양동에 사는 직장인 염모(30대·여)씨는 "굳이 반성의 시간이 필요한 김 후보를 또 선택하고 싶지 않다"며 "본인이 구청장직을 상실해 또다시 치르는 보궐선거인데, 양심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역시 가양동에 거주하는 주부 심모(40대·여)씨는 "우리의 세금으로 내는 40억원"이라며 "실수로 이야기한 것 같지만, 공무상 비밀누설 판결로 구청장직을 상실해서 치러지는 선거인데 경거망동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화곡동에 사는 대학생 최모(20대·남)씨는 "개인적으로 그냥 웃긴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중도 입장에서도 그런 멘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고, 진보 쪽으로 표를 뺏기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가양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30대·여)씨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발언은 세금에 대한 김 후보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화곡본동시장 상인인 이모(50대·남)씨는 "그 애교로 정리를 해줘야 한다. 예전에 민주당에서 안희정, 오거돈 등으로 900억원, 1000억이 들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리당하지 않았나"며 "이번에도 똑같이 정리해 주면 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역 연고 없는 진교훈민심은 '글쎄'
 
유권자들은 진 후보에 대해서도 확실히 결정하지 못한 분위기입니다. 김씨는 "강서구에 5년째 살고 있지만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는 것 같다"며 "그런데 진 후보에 대해서도 정보가 많지 않아서 이번 선거에 더 고민이 깊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우 국민의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4일 강서구에서 열린 전국학교운영위원회연합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등 민주당 사법리스크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염씨는 "당연히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반면 이씨는 "강서구민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 쪽으로 별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당선 향방은 구민이 원하는 공약과 정책을 내건 후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씨는 "정치적인 문제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며 "강서구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되는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밝혔고, 최씨는 "정치적 이슈가 투표에 영향을 끼칠 것 같지 않다"며 "온전히 공약을 보고 뽑을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부동산 이슈도 관건으로 꼽혔습니다. 심씨는 "전세사기 걱정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부동산 관련 정책이 탄탄한 후보에게 마음이 기울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씨는 "아무래도 강서구가 낙후됐으니 재개발 이슈를 다뤄주면 좋다. 새로 인프라가 들어오기 힘드니까 재건축을 해야 한다"면서도 "김 후보의 '빌라를 아파트로' 문구가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대통령과 같은 라인임을 강조하는데 과연 변화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김광연·최수빈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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