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주가 떨어지니 증여…이러니 밸류업
주가 부진 속 재계 지배주주 주식 증여 활발
증여세 낮출 호기…일반주주와 이해상충
GS그룹 내 허창수, 허윤홍에 증여…지분경쟁 유리해져
입력 : 2024-03-05 11:41:26 수정 : 2024-03-05 15:41:0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주가 부진 속 재계 지배주주의 주식 증여가 활발합니다. 증여세를 낮출 수 있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간 이해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상속이슈 탓에 지배기업 주가가 하방된다는 ‘밸류업’ 근거를 반증하는 셈입니다.
 
 
5일 각사에 따르면 지분승계 경쟁 중인 GS그룹 총수일가 중 허창수 회장이 허윤홍 사장에게 최근 GS건설 지분 2.33%를 증여했습니다. GS건설 주가는 철근누락 부실건설 사태 후 폭락해 역대 최저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소액주주들의 손해로 연결되지만 지배주주에겐 증여세를 낮출 호기가 됐습니다.
 
친족경영이 이뤄지는 GS그룹은 근래 4세 경영자들의 지분 매수가 빈번해 지분승계 경쟁이 부각된 와중입니다. 승계구도는 창업주 혈족부터 허정구-허준구 일가로 크게 두갈래로 나뉘었습니다. 그 중 허동수-허창수일가 직계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허윤홍 GS건설 사장 대결 구도가 부상했습니다. 지분경쟁에선 상속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상속·증여세를 줄인다면 경쟁에서 유리해집니다.
 
허동수 일가는 지주회사 GS내 지분이 많습니다. 반면 허창수 일가는 GS와 GS건설에 각각 지분이 분산돼 있습니다. 아직 GS 내 허윤홍 사장 지분이 0.52%에 불과해 허창수 회장 4.66% 지분을 물려받는 게 과제입니다. 이번 GS건설 내 증여는 한발짝 진도를 나간 것입니다. 추후 GS건설 지분과 GS 지분을 스왑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직접 매수하는 등 지배구조 최상층에 올라 설 방법은 다양합니다.
 
지난해 중순 주가조작 혐의에 얽혀 만호제강 등과 동시 하한가를 맞았던 동일산업도 해를 넘겨 주가가 회복되지 못한 채 최근 증여했습니다. 오순택 회장이 아들 오승민 사장에게 8.66%나 되는 주식을 한번에 물려줬습니다. 이로 인해 오순택 회장 지분은 25.22%에서 16.56%로 낮아졌고 오승민 사장은 4.39%에서 13.05%까지 올랐습니다. 작년 5월 장중 23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4만원대까지 추락해 그만큼 증여세 부담을 덜었습니다.
 
지난달 말 증여한 TCC스틸은 1년새 주가가 올랐지만 특수관계인 매도와 함께 증여가 이뤄져 눈길을 끕니다. 손봉락 회장의 친인척인 손준원씨가 손재원, 손동균씨에게 총 0.46% 지분을 나눠서 증여했습니다. 그 사이 손봉락 회장과 몇몇 특수관계인이 지분 일부를 팔았습니다. 앞서 지난달 중순에도 이들 친족 다수가 주식을 장내매도해 시장엔 주가 고점신호를 안겼습니다. 그래선지 2월21일 장중 8만59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전날 종가 6만5000원대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7월부터는 대주주 주식거래 사전공시 제도가 시행돼 이들 거래는 규정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시장 내 사전공시의무 전 막차를 타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정부가 지분 1% 미만 주식거래 등 예외규정도 만들어 구멍난 제도란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TCC스틸 내 주식 거래도 대부분 1% 미만 거래였습니다. 주식을 쪼개서 매매하는 등 공시 회피 수단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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