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방 기획사·BJ, 수억원 후원 받아 '탈세'
국세청, 온라인 환경 '신종 탈세' 21건 조사 착수
벗방 방송사·e중고마켓 명품 판매·유튜버 '조준'
입력 : 2024-04-23 12:00:00 수정 : 2024-04-23 15:26:13
[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 벗는 방송, 이른바 '벗방' A기획사는 방송 채팅에서 시청자인 척 위장하고 일반 시청자들에게 후원을 유도했습니다. 한 시청자는 대출까지 받아 후원했지만 이렇게 모인 후원금들은 탈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기획사는 후원금을 방송 활동 이력이 없는 BJ 가족 등에게 인건비 지급인 것처럼 꾸몄습니다. 
 
# 오프라인 명품 매장과 전당포업을 운영하는 B씨. B씨는 최대 39억원 상당의 귀금속과 가방, 시계 등을 중고나라와 당근마켓과 같은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했습니다. 모든 물건을 현금으로 판매해 수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누락하고 얻은 소득은 고급 외제차량과 주식 사들이기에 사용했습니다.
 
# 유튜버와 광고 대행 등 오프라인 사업장이 필요 없는 온라인 사업자 C씨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창업할 경우 세금을 최고 100% 감면해 주는 '청년 창업 중소기업 세액 감면' 정책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는 감면율이 50%인 지역에서 사업하면서 감면율 100% 지역인 공유오피스에 허위 사업자를 등록하고 연간 수억원의 세금을 부당 감면받았습니다.
 
과세당국이 벗방 방송사·기획사와 온라인 중고마켓의 명품 판매업자, 유튜버 등 신종 탈세 혐의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국세청은 온라인 환경을 통한 신종 탈세 21건에 대해 조사한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은 벗방 방송사 및 기획사 12건입니다. 또 온라인 중고 마켓 내 명품 판매업자 5건과 부당 세액 감면을 받은 유튜버 등 4건입니다.
 
국세청은 온라인 환경을 통한 신종 탈세 21건에 대해 조사한다고 23일 밝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조사 내용을 보면 일부 벗방 방송사는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시청자에게 받은 유료 후원 아이템 환전액을 방송과 상관 없는 BJ의 가족 등에게 사업 소득을 지급한 것처럼 꾸며 가공 경비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사주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급 아파트의 임차 보증금, 백화점 명품관, 성형외과, 고급 호텔·외제차 비용 등 사적 지출을 법인 경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가공 경비 및 사적 경비 혐의에 대한 조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보면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임에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개인 거래인 것처럼 꾸며 수억 원대 매출을 올린 탈세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앞선 사례 외에도 실제 영업지를 다른 곳에 두고 수도권 외 공유 오피스에서 사업자 등록만 해 세금을 부당하게 감면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국세청은 부당세액감면 혐의, 수입금액 신고 누락 등 탈루 혐의에 대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신재봉 국세청 조사분석과장은 "이용자 실명 확인과 소득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환경의 특성을 악용한 신종 탈세에 엄정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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