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3% '깜짝 성장' 이면
1분기 성장률, 2년3개월만에 1%대 '깜짝'
반도체가 견인한 수출…'불안 속 개선'에 불과
"내수, 완전 회복 아니야"…소비심리지수 '주춤'
입력 : 2024-04-25 16:08:16 수정 : 2024-04-25 19:42:43
 
[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를 깨고 2년 만에 1%대로 도약했으나 안심하긴 이릅니다. 지난해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올해 GDP 성장률 상향 조정도 내다보고 있지만 위험 요소는 여전합니다. 경제 활력에 밑거름이 되는 내수 역시 미미한 수준에 그치며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고' 상황에 더해 최근 중동발 위기로 유가까지 널뛰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이 원만하게 이어진다 해도 실질적인 민생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월~3월) 실질 GDP가 전기 대비 1.3% 성장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한국은행은 올 1분기(1월~3월) 실질 GDP가 전기 대비 1.3% 성장했다고 25일 발표했습니다.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3개월만에 첫 1%대 성장이자 최고치입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5% 올랐습니다.
 
1분기 GDP 성장 기여도(전기 대비·계절조정계열)를 보면, 수출에서 수입을 제한 순 수출이 0.6%포인트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 기간 내수에 해당하는 민간소비(0.8%)와 정부소비(0.7%), 수출(0.9%)도 모두 증가했습니다.
 
특히 건물 건설, 토목 건설이 모두 늘어나 건설투자(2.7%)는 2%대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설비투자는 0.8% 줄었습니다.
 
수입의 경우 0.7% 줄었습니다. 작년 2분기(-3.7%) 감소한 데 이어 3분기 만에 마이너스 수치입니다.
 
하지만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내수 중 민간소비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시리즈' 신제품 출시 등 일시적 효과가 존재했습니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소비 전반적으로는 서비스의 도·소매, 재화의 비내구재·준내구재도 안정적인 단계"라면서도 "스마트폰 출시 효과 등이 있었다"며 말했습니다.
 
윤인대 국장은 "내수가 좋다고 볼 수는 없고 아직 낮은 수준"이라면서 "회복으로 올라오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최근 주춤하며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 1분기 소비자심리지수는 101.4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3월 100.7로 하락했습니다. 4월도 100.7로 전달과 같았습니다.
 
건설투자는 작년 4분기(-4.5%)에 대한 기저와 기상 여건, 대단지 아파트 마무리 공사 등 일시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윤인대 국장은 "건설투자는 전 분기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설비투자는 올해부터 업무용 승용차 번호판 정책으로 인해 운송장비가 줄었습니다.
 
수출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대부분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내 숙박·음식점업(-4.5%)과 도소매업(-3.7%)은 줄었습니다.
 
광공업 생산을 봐도 반도체(65.3%) 외 자동차(-11.9%), 전기장비(-17.9%)는 뒷걸음질 쳤습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대중 수출도 시들한 상황입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성장에 대해 '불안한 상황에서의 개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치중되어 있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마냥 낙관하기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달 2분기 초부터는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로 인한 유가 및 환율 불확실성이 반영될 전망입니다. 윤인대 국장은 "2분기에는 기저효과로 인한 성장률 둔화가 예측된다. 역성장은 전망하지 않고 있지만 조정은 될 것"이라면서도 "경제지표상 수치가 내수 전반에 바로 적용,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다음 달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때 높은 1분기 성장률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최근 불안한 환율·유가 등을 모두 반영해 성장 경로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1월24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에서 퇴근하는 직장인 등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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