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폭발에 구글·MS·아마존·오픈AI 동아시아로 집결
말레이시아,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전력 요금 할인
아마존이 선택한 싱가포르 정부, 'AI 경쟁력' 확보 사활
빅테크 고객사로 둔 젠슨 황, 지난해 동남아시아 순회
입력 : 2024-06-03 15:18:59 수정 : 2024-06-03 16:48:53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동남아시아에 짓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습니다.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 센터 운영 지출 비용 1순위인 전력 소비량에 대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지원에 적극 호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오픈AI 등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지역 국가에 데이터 센터 건립을 추진합니다.
 
우선 MS는 말레이시아에 22억달러(약 3조360억원)를, 인도네시아에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태국에도 AI 인프라를 세울 계획입니다.
 
구글도 말레이시아에 첫 번째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20억달러(약 2조7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투자무역산업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구글의 20억달러 투자는 말레이시아의 신산업 마스터플랜 2030에 명시된 디지털 야망을 크게 진전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구글 코리아 본사. (사진=뉴시스)
 
아마존은 싱가포르에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120억 싱가포르달러(약 12조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오픈AI는 지난달 일본 도쿄에 첫 아시아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3년 1502억달러(약 202조)에서 20230년 1조3452억달러(약 1811조)로 9배가량 성장할 전망입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전력 요금 할인과 세제 감면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말레이시아는 데이터 센터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세제 감면은 물론, 전력 요금 할인과 인프라 지원 등에 적극 나서겠다고 한 상태입니다. 전력 요금 할인을 전면에 앞세운 건 데이터 센터 운영 비용 지출 대부분이 전기료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최대 1050TWh(테라와트시·1TWh는 1조 Wh)로 2022년(460TWh)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는 일본 연간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수준입니다. 
 
더욱이 생성형AI가 답을 내놓는 데 사용하는 전력량은 일반 검색보다 10배 더 많기 때문에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게는 무엇보다 전력 소비량 절감이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MS·오픈AI 등을 고객사로 두고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엔비디아 역시 전력량을 낮추는 반도체 제조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한 엔비디아는 일찌감치 말레이시아가 AI 제조허브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말레이시아에서 “말레이시아는 AI 칩에 중요한 요소인 제조, 포장, 조립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더불어 아마존이 투자를 결정한 싱가포르는 새롭게 떠오르는 글로벌 금융 허브로, 투자 유입이 활발한 데다 정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뒷받침되는 곳입니다. 
 
이현진 한국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은 ‘AI 분야 유망협력국 협력방안’ 보고서에서 “싱가포르는 글로벌 투자유입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으로 글로벌 최상위권 AI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투자 및 기업 유치하고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AI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IT 업계 관계자는 “AI 열풍으로 데이터 센터 구축 및 확장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특히 전력량이 어마어마한 데이터 센터를 운영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전력 소비량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곳을 시설 투자 지역으로 낙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 지난 2023년 6월9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 행사 참석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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