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잇단 군불에도…멀어진 선제조치
미 연준 기준금리 7회 연속 동결
KDI, 지난달에 이어 금리 인하 주문
"한국 금리 인하 올해 내 어렵다"
입력 : 2024-06-13 16:59:57 수정 : 2024-06-13 19:48:49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아직도 부족하다"라며 "적절한 기간 동안 현재의 연방기금 금리를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AP 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했습니다. 또 당초 3회였던 인하 전망을 1회로 크게 축소하면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 유지를 시사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부 부진의 원인을 고금리로 지목하면서 지난달에 이어 금리 인하에 군불을 지폈지만 선제조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 연준, 올해 기준금리 인하 '3회→1회'
 
13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미 연준은 12일(현지시간) 6월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에서 5.25~5.50%로 정책금리를 유지했습니다. 7회 연속 동결입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더 큰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적절치 않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금리 인하 시점은 데이터 의존적으로 예상보다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례회의에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CPI)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밑돌았습니다. 또 이보다 앞서 발표된 비농업 고용지표가 시장에서 예상한 19만 명 증가를 웃돌아 27만2000명으로 발표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을 뒤로 미룬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이후 7회 연속으로 한국과 금리 차는 최대 2% 포인트로 유지됩니다. 금리 동결은 예상했던 것이지만, 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는 올해 7월과 9월 11월, 12월로 네 차례 남은 상황에서도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는데요.
 
더불어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실어 왔지만 오늘 발표에 따라 연말에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파월 연준 의장은 "미래는 알 수 없다"며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최근 물가지표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내놓은 상황입니다.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월 13일 오전(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화상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미 기준금리 더 벌어지면…자본유출 불가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수행 중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화상연결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연준의 금리 동결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미국 금리인하의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외 변동성을 완화하고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안정을 위해 대외 안전판을 지속해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럽과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등 주요국별 통화정책이 차별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계심을 갖고 관계기관 간 긴밀히 공조해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미국보다 선 금리인하 조치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2%대를 유지하고 있는 한·미 금리 차가 최대치에 달하면 외국인 자본이 한 번에 빠져나갈 가능성과 수입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 등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한·미 금리 격차가 2%대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은 큰 문제가 없지만 우리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면 문제는 생길 것"이라며 "지금 수준으로 금리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진 않기 때문에 우리가 급하게 금리를 내릴 필요는 없다"며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 4분기에나 금리를 내리거나 늦으면 내년 초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의 금리 인하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따라 정해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연준이 4분기에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미국의 상황을 본 후에 우리도 금리 인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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