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100년)①소주 세계화 넘어 '진로 대중화' 이끈다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
진로를 글로벌 브랜드로…영업·마케팅 강화
가격 정책·유사 상품 대응 등은 과제
입력 : 2024-06-18 09:00:00 수정 : 2024-06-18 09: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8년 전 '소주 세계화'를 선언했던 하이트진로가 이제는 '진로(JINRO) 대중화'를 내걸고 세계 소주 시장 입지 굳히기와 저변 확대에 돌입했습니다. 해외 공장 설립으로 생산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유흥 시장 영업 강화와 각종 마케팅을 병행해 진로의 해외 수요층을 모으겠다는 전략입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가 해외 소주 사업을 필두로 향후 100년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중·단기 해외사업 미래 전략을 담은 '글로벌 비전 2030'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진로의 대중화를 이루고, 해외시장 소주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하이트진로가 생산하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소주는 '참이슬'이지만, 외국인의 발음이 어려워 '진로'로 해외 소주 브랜드를 통칭했습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이제 대한민국 국가대표 진로로 세계 주류시장 중심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고자 한다"며 "소주 시장만을 키우겠다는 생각을 넘어 진로만의 독보적인 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인이 생각하는 소주의 개념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보자는 생각"이라며 "더 많은 제품으로 더 넓은 유통망에서 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를 찾아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글로벌 비전 2030' 선포식에서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소주의 세계화를 표명하고 현지인의 접근이 쉬운 과일소주와 일반 소주를 함께 내세워 소주 알리기에 주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 총 86개국으로 소주를 공식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2년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주요 국가 외국인 10명 중 약 9명은 소주를 알고 있고, 소주를 마시는 현지인 비율은 2016년 23%에서 2022년 81%로 성장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성장에 하이트진로가 선별해 운영하는 전략 국가는 8개국에서 17개국으로 늘었습니다. 연평균 성장률 10% 이상, 대륙 내 국가 상징성, 시장 규모 대비 성장 가능성 등을 판단해 전략 국가를 정합니다. 기존 전략 국가인 일본, 중국, 미국, 필리핀 등에서 인도네시아, 홍콩, 러시아, 호주, 독일, 멕시코 등이 추가됐죠.
 
황 전무는 "옛날 소주는 한국 음식점과 슈퍼에서 집중적으로 팔렸다. 2016년부터 현지 입점을 시도했고, 2022년부터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했다"며 "2020년 전략 국가에서 10만개 점포에 입점했고, 2023년 18만개로 3년 전 대비 75.6%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에서 소주가 주류의 한 카테고리로 자리잡은 만큼 이제는 진로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포부입니다.
 
한국인에게 소주는 가볍게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주류임과 동시에 인간관계 소통 수단이 된다는 점에 착안해 슬로건을 'EASY TO DRINK, DRINK TO LINK(편하게 한 잔, 한 잔 후 가깝게)'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갈 예정입니다.
 
베트남 타이빈성에 첫 해외 공장을 지어 수출 물량을 확보하고, 과일 소주뿐만 아니라 진로, 참이슬 등 일반 소주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릴 전략입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 소주의 성장세에 맞춰 새로운 과일향 제품을 출시해 전 세계 소비자 유입을 지속시키고 일반 소주로 유인하겠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하이트진로 베트남 법인은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전통주 복분자도 베트남에 수출하게 됐습니다.
 
영업 범위도 확대합니다. 그동안 해외에서 마트 입점 등 가정 시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유흥 시장 영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황 전무는 "프랜차이즈 유흥 채널, 핵심상권 집중, 거점 업소,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유흥 시장 진입을 시도하려고 한다"며 "이벤트 활동도 좀 더 과감하고 규모 있게 시행하고, 다른 브랜드와 협업해 콜라보 제품을 만드는 등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진로의 글로벌 이미지 강화를 위해 스포츠 이벤트 후원과 국가별 페스티벌 참여 등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지난해 태국에서 K-팝 콘서트를 열었으며, 미국 음악 페스티벌 '헤드 인 더 클라우드'에서 소주를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왼쪽)베트남에서 판매 중인 딸기맛 소주 '딸기에 이슬' 제품과 (오른쪽)하이트진로 잔에 담긴 소주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맥주와 달리 소주는 아직 해외에서 개념이 불명확한 만큼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해외사업 대표 주종으로 택하고 앞장서 소주시장을 개척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인데요.
 
다만 가격 정책, 유사 제품 확대, 해외사업 리스크 등 고민도 적지 않습니다. 현지인들이 소주 가격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소비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과 더불어 쏟아지는 유사 제품 속에서 진로만의 차별점을 구축해야 하는 점은 과제입니다.
 
황 전무는 "베트남에서만 27개 이상의 소주 브랜드와 170개 이상의 가짓수가 경쟁하고 있고, 전략 국가 대부분에서 유사 소주가 넘쳐나고 있다. 해외 큰 주류사들이 소주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며 "그만큼 시장이 커지고 돈이 되니깐 뛰어드는 것이다. 그런 시장에서 진로 소주는 압도적인 1위를 견지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비전 2030 선포를 통해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며 "국가대표 소주의 사명감을 갖고 진로의 대중화로 전 세계 모든 이들과 함께하며 삶의 즐거움을 나누는 앞으로의 100년을 설계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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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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