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F 2024)다가오는 '질병코드'…위기의 한국 게임산업
'2024 뉴스토마토 게임포럼' 성황리 마무리…열띤 논의 이어져
정치권·업계 '뜨거운 관심'…"도입 신중해야" 한목소리
전문가 3인 발제 통해 '질병코드' 현안과 과제 짚어
"도입 근거와 문제점 밝히는 작업 우선하고 투명 논의 지속돼야"
입력 : 2024-07-10 16:55:49 수정 : 2024-07-11 14:34:16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최근 국내 게임 업계에서 가장 주요한 현안으로 급부상한 게임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열띤 논의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구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는 <뉴스토마토>가 주최한 ‘2024 뉴스토마토 게임포럼(NGF 2024)’이 열렸습니다. 올해 처음 개최된 ‘NGF 2024’에서는 국내 게임 업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첫 주제로 선정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는데요. 이날 포럼은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조승래 민주당 의원, 임오경 민주당 의원, 이수진 민주당 의원,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강유정 민주당 의원, 이기헌 민주당 의원, 장종태 민주당 의원이 축사자로 나서는 등 정치권과 업계의 뜨거운 관심 속 성황리에 마무리 됐습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구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뉴스토마토>가 주최한 '2024 뉴스토마토 게임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앞서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과몰입 등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국제질병분류(ICD-11)에 반영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도 이를 한국표준질병인사분류(KCD)에 적용을 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는데요. 현재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분분한 상태고, 정부 부처간 합의된 의견도 없지만 통계청은 게임 이용 장애의 질병 코드 등록을 염두에 두고 내년 KCD-11 초안 작성을 시작합니다. 이에 게임이라는 분야가 문화예술의 지위를 인정 받은 상황 속 질병 코드 도입은 결국 중독이라는 낙인을 찍어 산업 전반의 위축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그동안 게임 과몰입의 폐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이어져온 것은 분명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도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하지만 이걸 중독이라고 딱지를 붙여 질병화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짚었는데요. 정 대표는 게임 질병코드가 충분한 논의 없이 도입될 경우 낙인효과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정 대표는 아직 질병코드 도입과 관련 골든타임이 지나지 않은 만큼, 충분한 사회적 숙의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번 포럼이 성숙한 토론의 장을 열고 게임 산업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다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날 논의를 위해 현장을 찾은 여야 의원들도 축사를 통해 게임 질병코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섣부르게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규정해 낙인을 찍기보다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론의 장을 적극 마련해 신중하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논의 없이 무리하게 이를 추진할 경우 과거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게임 셧다운제와 유사하게 게임업계에 또다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의견도 더해졌습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이 10일 진행된 'NGF 2024'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어진 본 세션에서는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진단이 이어졌습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문화예술과 질병코드, 공존 가능한가를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요. 이 소장은 게임 및 관련기술을 활용한 치료제인 디지털치료제와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설명하며 게임이 단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라 그 문제를 유보하고 완화시키는 적응기제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정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게임법·정책연구센터장이 10일 진행된 'NGF 2024'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정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게임법·정책연구센터장은 게임 이용 장애라는 표현부터 적절한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ICD에 따른 게임 이용 장애의 개념 중 행위에 대한 디스오더’(장애) 범주에 의문점이 있다는 것이 정 센터장의 설명입니다. 이에 이러한 의문점 등이 해소된 뒤에 찬성과 반대 결론을 내릴 수 있고 이를 위해 보다 많은 논의가 개방적으로 무수히 이뤄져야 한다라고 제언했습니다.
 
문현실 DM행복심리상담치료센터원장이 10일 진행된 'NGF 2024'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문현실 DM행복심리상담치료센터원장은 실제 게임 과몰입 심리삼당 성공과 실패 사례를 각각 소개하며 효과적인 조치와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해 제시했는데요. 게임 과몰입을 질병 코드로 도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심리 상담을 포함한 여러 가지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어진 2세션에서는 패널들 간 보다 날카로운 토론이 진행됐는데요. 민주당 강유정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은 질병 코드 도입에 보다 적극적인 보건복지부와 비교해 방어 입장을 취해야 할 문화체육관광부는 소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시대 변화에 따라 문화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는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문제라는 의견과 함께 질병 코드 도입 시 헌법상 기본권 제한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토론의 사회자로 나선 이정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질병 코드 도입 전 근거와 문제점 등을 밝히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질병 코드 도입과 관련 입법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담아내 향후 어느 쪽이 더 나은 방향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투명하게 지속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습니다.
 
10일 진행된 'NGF 2024'에서 토론의 사회를 맡은 이정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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