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갈등…상장 재도전 '적신호'
더본코리아, 상장예비심사 중 가맹점주와 갈등
연돈볼카츠 점주들 "매출 급속도로 빠져…빚만 는다"
상장 가능할까…프랜차이즈 기업 한계 지적도
입력 : 2024-07-17 16:21:57 수정 : 2024-07-17 17:52:04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최대주주이자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하나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가맹점의 매출과 수익이 출점 전 가맹본부가 설명한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더본코리아의 허위·과장 광고 논란으로 번졌는데요. 지난 2018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좌절됐던 더본코리아의 상장이 이번에는 가능할지 이목이 쏠립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를 내고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코스피 신규상장 절차상 신청서 접수 후 영업일 기준 45일 이내 심사와 유가증권시장상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심사 결과를 통보하는데요. 더본코리아의 경우 내달 1일이 45일째 되는 날입니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가 76.69%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현재 빽다방, 홍콩반점, 한신포차 등 25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죠. 지난 2018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보류한 바 있습니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아 다시 코스피시장 상장에 도전했습니다.
 
최근 더본코리아의 3개년 매출은 △2021년 1941억원 △2022년 2822억원 △2023년 4107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며, 영업이익은 △2021년 195억원 △2022년 258억원 △2023년 256억원으로 지난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를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사진=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연돈볼카츠 일부 가맹점주들이 더본코리아의 허위·과장 광고를 통한 가맹점 모집을 주장하면서, 더본코리아의 상장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가맹본사가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과 20~25%의 수익률을 보장했으나, 실제 매출은 절반 정도, 수익률은 7~8%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2022년 초 가맹점을 본격 모집한 연돈볼카츠는 지난해까지 83여개의 가맹점을 출점했지만, 점주 평균 월 매출이 2022년 2165만원에서 2023년 1308만원으로 급속도로 빠지면서 올해 4월 기준 30개 정도의 매장만 남아있다"면서 "현재 가맹점주의 빚만 쌓이는 상황이라 폐점 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대해 본사는 점주 스스로의 선택이지 본사의 문제가 아니"라며 "코로나19 시기 외식 운영 여건 악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 공급가 인상 등 대외적 요인이 문제라는 무책임한 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연돈볼카츠 가맹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 피해사례를 발표한 데 이어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습니다.
 
이에 백종원 대표는 지난 13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백 대표의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내놓으며 갈등은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연돈볼카츠 등 더본코리아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가맹본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며 "더본코리아의 상당수 점주는 계속되는 매출·수익 하락과 짧은 영업 기간으로 폐업을 걱정하는 상태일 것으로 평가된다"며 더본코리아로 문제를 확대했는데요. 이달 초 '더본코리아 피해상담센터' 개설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돈볼카츠 사태는 더본코리아의 상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거래소가 상장기업 적격 여부 판단을 위해 기업경영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과 안정성, 투자자 보호 등의 질적 심사 요건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더본코리아 상장 과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질적 심사 기준에는 소송과 분쟁 여부도 포함됩니다. 실제 거래소는 이번 사태의 쟁점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6월 18일 서울 강남구 연돈볼카츠 가맹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랜차이즈 사업의 한계?…더본코리아에 쏠리는 눈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운영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 상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가맹점과의 문제와 더불어 프랜차이즈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시각이 많기 때문입니다. 앞서 맘스터치 운영사인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자진 상장 폐지했으며, 연안식당을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 디딤이앤에프는 주식 매매거래 정지 상태입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반짝 뜨고 사라지는 아이템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상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 지속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면서 "가맹점 수를 급속도로 늘렸다가 금세 사라지는 브랜드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다만 더본코리아의 경우 가맹점과의 갈등과 상장 가능 여부는 별도로 봐야 할 문제"라며 "더본코리아가 잘못했다는 법적인 근거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향후 사태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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