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역설)②전기차도 '비배기 미세먼지' 배출한다
전기차, 내연기관 보다 300kg 무거워
타이어 마모·브레이크 마모 등 미세먼지 발생
전문가 "기업, 정부 협력해 '비배기 미세먼지' 감축해야"
입력 : 2024-07-19 14:16:28 수정 : 2024-07-19 14:16:2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세먼지 배출이 없어 친환경차라는 인식이 강한 전기차에도 '비배기 미세먼지'가 배출됩니다. 내연기관차보다 무거운 전기차에서 발생되는 타이어 마모와 브레이크 패드 마모 등 비배기 미세먼지가 일반 가솔린·디젤차만큼 많은 미세먼지를 발생하는데요. 비배기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환경부와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작년 말 유럽연합(EU) 의회가 잠정 합의한 유로7이 정식 승인을 거쳐 오는 2026년 하반기에서 2027년 시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유로7은 배기가스 외에도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미세입자 같은 비배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처음으로 도입하자는 게 주요 골자입니다.
 
그간 자동차 환경 문제는 주로 내연기관차 엔진에서 발생하는 배출 가스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로7이 시행되면 수소차나 전기차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서울 양천구 궁동터널 인근에서 서울시청 기후환경본부 차량공해저감과 운행차관리팀 공무원들이 자동차 배출가스 단속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기차 내연차보다 300kg 무거워…타이어 마모 등 미세먼지 발생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일반 내연기관자동차보다 300kg가량 무겁습니다. 이 때문에 주행 중 도로와 타이어, 브레이크가 마모되면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브레이크 입자는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 사이의 마찰로 인해 발생니다. 모든 브레이크 마모파편이 공기 중으로 퍼지는 것은 아니지만, 생성된 입자의 약 50%만이 공기 중 부유 가능한 입자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타이어 입자는 도로 노면과 타이어 트레드의 마찰로 의한 마모 현상으로 인해 발생됩니다. 타이어 입자는 가소제와 오일, 카본 블랙 및 미네랄로 구성되지만, 아연과 황 등 미량의 원소 등이 포함돼 있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은 ERJ(유럽 고무 저널)을 통해 배기가스와 비배기가스 통합 측정을 통해 총 입자상 물질(PM) 배출량을 측정한 바 있는데요. 내연기관과 전기차에서 배출되는 비배기량인 타이어와 브레이크 마모, 도로 마모 등을 측정해 냈습니다.
 
가솔린과 디젤, 전기차(회생제동 90%)에 대한 측정 결과 각 PM10(미세먼지) 기준 42.3mg/km, 43.2mg/km, 47.7mg/km, PM2.5(초미세먼지) 기준으로는 14.5mg/km, 14.1mg/km, 13.9mg/km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됐습니다.
 
가솔린 자동차에서 발생한 42.3mg/km의 미세먼지 중 도로 재비산먼지(노면 먼지), 도로 마모, 타이어·브레이크 마모는 각각 19.3mg/km, 10.7mg/km, 11.3mg/km로 측정됐고, 배기로 인한 미세먼지는 1.0mg/km에 불과했습니다.
 
전기자동차(회생제동 90%)의 경우  총 47.7mg/km의 미세먼지 중 도로 재비산먼지, 도로 마모, 타이어·브레이크 마모는 각 23.5mg/km, 13.7mg/km, 10.5mg/km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엔진연소에 따른 배기 미세먼지는 없지만 비배기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석환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도심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전기차 보급 정책과 더불어 비배기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가 친환경차 대중화 및 도심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수소자동차 보조금 접수를 시작한 29일 서울 국회수소충전소 모습.(사진=뉴시스)
 
"기업·정부, 전기차 '비배기 미세먼지' 줄이기 협력 필요"
 
국내외 자동차 업계를 비롯해 정부 등도 비배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입니다. GM에서는 브레이크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라이닝 타입, 디스크 타임을 고려한 미세먼지 배출 연구를 진행해 미세먼지 배출 저감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프랑스의 탈라노 테크놀로지는 차량 감속 시 발생하는 브레이크 시스템 배출 미세먼지의 흡입·필터링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브레이크 패드 표면에 공기 채널과 흡입 홀을 가공해 차량 내부에서 필터링하는 구조인데요. 장착 결과 미세먼지는 80~85%가 저감됐고, 초미세먼지는 68%가 저감됐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올해 초 확정한 전기차 보조금에서 유로 7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가벼운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주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보다 가볍고 부피가 작은 배터리로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배터리효율계수'를 전 차종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에게 신기술 개발 등을 전적으로 맡기기보다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을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결국 연구개발을 할때 기업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과 더불어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촉진 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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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진수

앞만 보고 정론직필의 자세로 취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