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신용도 무더기 하향 '경고등'
하반기도 비우호적 사업환경 지속
입력 : 2024-07-18 16:25:25 수정 : 2024-07-18 17:40:23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상반기 시장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건전성 부담 확대로 건설사의 상반기 신용등급이 대부분 하향 조정됐습니다. 하반기에도 분양위험과 원가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분양 성과와 운전자본부담 수준이 주요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18일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의 올해 상반기 정기 신용평가 결과 건설업 신용등급 아웃룩은 '부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 속에서 우발채무 부담 확대와 함께 분양 실적 저하,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사고 현장 관련 재시공 손실 등이 주요하게 작용했는데요.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과 아웃룩이 조정된 건설업종 기업은 총 10곳입니다. 이 가운데 8곳이 하향 조정됐습니다. GS건설, 신세계건설, 태영건설, 태왕이앤씨 등의 등급이 하락했으며 KCC건설, 동원건설산업, 대보건설, 금호건설은 부정적 등급전망(아웃룩)을 받았습니다. 
 
나신평은 GS건설에 대해 붕괴 사고로 주택브랜드 '자이'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가운데 분양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건설수주와 투자가 위축되는 등 사업 불확실성이 이전 대비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으로 주력사업인 건축·주택 부문의 원가율 상승으로 중단기적으로 수익성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신세계건설도 한기평과 한신평으로부터 기존 등급보다 낮은 A-, 안정적인 등급을 받게 됐는데요. 대규모 손실반영으로 자본이 감소하며 재무구조가 악화했고, 단기 내 수익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란 이유에서입니다. 저조한 분양률이 지속되고 PF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재무구조가 재차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태영건설에 대한 신평가사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한기평은 두 등급을 내리며 C등급으로 매겼습니다. 한신평은 한 등급 낮은 CC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반면 나신평은 'CCC, 긍정적'을 유지했습니다. 회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 가결 등으로 관련 내용이 확정되면서 회사채 및 기업어음 등의 원리금 손상 현실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나신평은 기업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며 정상화 작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에 주목했습니다.      
 
건설사 신용등급 줄강등 속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상향 조정이 이뤄졌는데요. 나신평과 한기평은 HDC현산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하고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습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났고, 조단위 수주에 성공하며 매출 기반을 회복했다는 평가에서입니다.  
 
미분양 리스크 여전…하반기 신용위험 확대
 
하반기도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업 등급 하향 모멘텀이 타 업종 대비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상위권 건설사도 분양실적 부진과 재무부담 증가 등으로 잠재적인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핵심이슈는 우선 미분양 추이입니다. 미분양 프로젝트의 공정이 진행될수록 건설사 자기자본부담이 확대되고, 준공시점에 회수하지 못한 공사대금은 대규모 대손으로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PF구조조정 기조에서 PF보증 및 책임준공과 관련한 우발채무 현실화 사례가 누적되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건설공사비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당분간 공사원가 부담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사미수금, 시행사 대여금을 비롯한 영업자산의 안정적인 회수 여부는 건설사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 개선의 주요 결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사미수금 등의 규모가 과중하고 분양 성과가 저조한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영업자산 회수 시점 및 규모, 유동성 대응 상황, 부실 인식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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