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미·중' 갈등…세계 경제 '롤러코스터'
트럼프 2기 보호무역주의 강화…'관세 폭탄' 예고
트럼프 강경책에 '물가 상승·금리 인하' 지연 우려
입력 : 2024-07-19 17:00:00 수정 : 2024-07-19 19:04:44
[뉴스토마토 박진아·이진하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외교·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색깔 지우기와 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큰 폭의 정책 변화가 예상됩니다. 우선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더욱 강화될 가운데, 미·중 갈등 격화 속 '중국 때리기'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주장도 펼치면서 각 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도 커졌습니다. 더불어 미국 대선 전까지 기준금리 인하 반대 입장도 분명히 하면서 향후 전 세계 통화정책 방향 역시 불투명해졌습니다. '트럼프발 변수'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한국 역시 국내 경제에 미칠 여파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보호무역·고립주의' 대외정책 양대 축 제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미국이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호무역'과 '고립주의'를 대외정책 양대 축으로 거론했는데요. 2017년 첫 임기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돌아간다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늘리고 중국산 자동차의 시장 진입을 막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는 "세금·관세·인센티브의 적절한 사용을 통해 자동차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고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 우리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절망적 상황을 만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은 미국에서, 오직 미국에서만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트럼프의 발언은 재집권 시 1기보다 더욱 강력해진 보호무역주의를 들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트럼프 2기가 확정되면 무역통상 우선 순위는 상품 무역 적자를 줄이고,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국가들을 처벌하는 데 맞춰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특히 트럼프 2기에서는 1기에서의 산업통상정책 키워드인 '무역 적자 축소, 제조업 부흥, 중국과 전략 경쟁'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번 선거 캠페인을 펼치면서 트럼프 측은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미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와 동일한 관세율을 상대국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이른바 '트럼프 상호무역법' 제정을 주장하면서 전 세계 교역 질서 변화를 일찌감치 예고했습니다.
 
이중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는 60%의 세금을 부과할 방침이며 중국의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는 동시에 중국으로부터의 전자제품·철강·의약품 등 필수품의 수입을 금지하기 위한 4개년 계획도 도입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미·중 갈등 격화 속 2기 무역전쟁이 도래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펼친 바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피서브 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RNC)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하는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인플레 우려…"저금리 시대 멀어질 수도"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실현될 경우 원가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물가 상승은 불가피합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괴적인 물가 상승 사태를 즉시 종식할 것"이며 "기준금리를 낮추고 에너지 비용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트럼프는 대선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에 대해 "그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시장에서는 오는 9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트럼프의 발언이 변수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선제적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통해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발 변수에 전 세계는 물론, 국내 통화정책 방향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은 경제·외교·안보 등 분야에서 '트럼프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특히 향후 트럼프발 무역 갈등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고조될 가운데,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대비와 함께 위기 속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보면 결과적으로 중국 입장에선 장기적 투자에 타격을 받을 것이란 의미"라며 "한편으로는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던 상품들을 우리나라로 시선을 돌려 단기적으로 의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우리나라도 관세 폭탄에서 빠질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양 교수는 "인플레이션 역시 높아질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추세라고 하지만, 덜 내려가거나 그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 적자 역시 대규모 감세 조치로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엔 재정 적자가 늘고 관세 때문에 인플레가 심해진다면 금리는 천천히 내려가다가 나중에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저금리 시대는 멀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도 금리를 내릴 추세는 있지만,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 예상보다 많이 안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 5월1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이진하 기자 toyouj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박진아

지금 이 순간, 정확하고 깊이있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