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10…김두관 '고군분투'
김두관 대 '이재명 사단'
입력 : 2024-08-01 17:56:15 수정 : 2024-08-01 17:56:15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1대10'의 외로운 싸움입니다. 민주당에선 김두관 당대표 후보만 '일극체제'에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사실상 최고위원 후보 8명과 당대표 후보 2명은 '원팀'입니다. 경선에서 '명심'(이재명 후보의 의중) 업은 '찐명'(진짜 친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너도나도 '김두관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리전'인 셈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김두관 후보. 
 
김두관 "당원 주권주의? 훌리건 민주주의"
 
김두관 당대표 후보는 1일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표로 있었던 지난 2년 동안 민주당은 내부 단결에 성공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내부 분열과 갈등을 촉발하고 이재명 독주체제를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후보는 "'개딸'(개혁의 딸)은 자기와 조금만 입장이 달라도 문자 폭탄·수박 깨기·탈당 요구 등으로 공격했다"며 "민주당은 외연 확대에 실패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어 "팬덤 문화가 혐오를 부추기고 정치를 실종시켰는데도 이런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사람은 '훌리건(난동을 부리는 극성팬) 민주주의'를 당원 중심주의라 부른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실패한 원인도 외연 확장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재집권의 핵심 전략은 내부 단결과 외부 연대다. 김두관이 아니라, 민주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당심·민심 간극 '여전'
 
실제 당심·민심의 불일치는 극명한데요. 이날 공표된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조사 결과(7월29~30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에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었을 때 이 후보(73.7%)는 김 후보(6.7%)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반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했을 땐 이재명(43.7%), 김두관(21.6%)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상만 달라졌을 뿐인데, 두 후보의 격차는 각각 67%포인트, 22.1%포인트로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겁니다. 
 
앞서 지난달 25일 공표된 <NBS> 조사(22~24일 조사·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도 같은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민주당 차기 대표'로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73%, 김두관 후보는 3%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했을 땐, 이 후보 34%, 김 후보 13%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결국 정치 양극화는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진영 논리가 강화하면서, 대화·타협이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는데요. '팬덤 정치'가 여의도 전반으로 번지면서 갈등·혐오를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재명 오더 전대"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30일 <JTBC> 방송토론회에서 '민주당은 지금 일극 체제'라는 말에 "일극은 맞을 수 있지만, 체제는 틀린 말"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국민·당원이 선택한 결과"라는 건데요. '어쩌다 보니 내가 1등이 됐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지난 총선 이후 '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재편된 민주당에선 '당원 주권주의'를 내세워 강성 지지층 권한을 강화해 왔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7월 당무위원회를 열고,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 반영되는 '권리당원 의사 반영 비중'을 40%에서 56%로 대폭 늘렸습니다. 강성 지지층이 대다수인 권리당원 입김이 세졌다는 점에서 이 후보에게 유리한 개정이었습니다.
 
내부에서마저 선거에 '이 후보의 오더'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이언주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27일 밤 유튜브 생방송에서 "누군가의 오더로 조직표가 움직인 것 같다"며 "당원 중심 민주정당을 만든다면서 이렇게 조직표를 움직이는 건 거짓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앞선 경선에서 3·4위에 머물렀던 김민석 후보가 울산·부산·경남·충남·충북에서 모두 득표율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누적 득표율 2위로 뛰어오른 걸 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일부 강성 지지자가 이 발언에 '명심 저격'이라 비판하면서 이 후보 측은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는데요.
 
결국 '이재명 후보 팬덤'을 직격한 김두관 당대표 후보에게 화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고, 김병주 후보는 충북 합동연설회에서 "그동안 민주당 내부로 총구를 돌린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오늘은 룰을 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민석 후보도 가세해 김두관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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