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까지 현지화한 '역전검사', 미츠루기 매력 충실히 담았죠"
'역전검사 1&2 미츠루기 셀렉션' 9월 발매
니시다 슌스케·하시모토 켄이치 프로듀서 인터뷰
새로운 관점서 보는 미츠루기 검사 이야기
신문 가장자리 끊어진 글자도 현지화
"평소 멋지지만 가끔 얼빠진 모습" 매력
입력 : 2024-08-05 14:57:54 수정 : 2024-08-05 14:57:5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2024년은 캡콤의 법정 게임 '역전재판' 팬에게 뜻깊은 해입니다. 4~6편을 한데 묶은 리마스터판 '역전재판 456 오도로키 셀렉션'이 1월 출시된 데 이어, 스핀오프 '역전검사' 전편을 묶어낸 리마스터판 '역전검사 1&2 미츠루기 셀렉션'도 9월6일 한국어판 발매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역전검사 시리즈의 한국어판 출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것도 2편이 발매된 2011년 이후 13년만이죠.
 
역전검사는 기존 역전재판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라이벌인 미츠루기 레이지가 주인공인 게임입니다. 미츠루기 검사는 사건 현장에서 모은 증거의 의미를 연결하는 '로직', 증인이나 진범과의 '신문'으로 사건의 진상에 다다릅니다. 나루호도 변호사의 심정으로 역전재판을 하던 팬들은 이제 검사의 시점으로 사건을 바라보게 됩니다.
 
9월6일 한국어판 발매를 앞둔 '역전검사 1&2 미츠루기 셀렉션' 포스터. (이미지=닌텐도)
 
현지화로 살려낸 원작의 감동
 
역전검사의 차별점은 사건 현장을 누비는 미츠루기 검사의 시점입니다. 기존 역전재판 시리즈는 주인공 변호사 나루호도가 사건 현장을 조사하거나 증인과 대화할 때,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반면 역전검사 시리즈는 게이머가 사건 현장 전체를 조망하며, 미츠루기를 직접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특히 역전재판에서 봐왔던 캐릭터들이 온몸으로 열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팬들에겐 '보는 재미'의 차별점으로 다가오죠. 이번 미츠루기 셀렉션은 기존 도트 그래픽이 풀 HD로 재탄생해, 미츠루기 검사의 역전극을 생생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츠루기 검사와 이토노코기리 형사의 만담 등 역전재판 특유의 코믹 요소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역전재판 세계의 재미와 감동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줄 번역 수준이 궁금해지는데요.
 
역전검사는 역전재판과 달리 사건 현장을 조망하며 등장인물 전신도 볼 수 있다. (이미지=닌텐도)
 
제작진은 배경에 적힌 글씨부터 등장인물의 말장난까지 섬세한 현지화에 공들였다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니시다 슌스케 프로듀서는 서면 인터뷰에서 "현지화를 할 때 번역에 대해서는 트릭을 풀 수 있는 것은 물론, 농담이나 말장난까지도 현지 플레이어가 똑같은 친숙함을 느낄 것, 그리고 어떤 연령층이라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며 "게임으로서 일본어와 똑같은 재미가 전해지도록 대화 중의 연출 타이밍 등도 각 언어에 맞게 조정하고 있으며, 이번 고화질화로 인해 배경의 문자 등도 읽을 수 있는 해상도가 됐는데, 그것도 모두 번역을 하고, 언어마다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1편과 2편을 묶어내 최신 그래픽을 적용하면서 현지화까지 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니시다 프로듀서는 "그래픽 개발에서 특히 힘들었던 건 미니 캐릭터의 풀 HD화와 배경, 이벤트 장면, 증거품 등의 각국 언어 현지화"라며 "증거품인 팸플릿이나 거리의 간판에 이르기까지 컬처라이즈를 하면서 동시에 가로가 긴 풀 HD 화면으로의 대응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신문의 표제 등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화면 도중에 끊어져서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나 너무 작아서 읽을 수 없었던 문자 등도 보이게 돼, 이것을 모든 언어 버전, 게다가 모던과 클래식 양쪽 모드에 반영시키는 것은 상당히 고생이었다"고 돌아봤습니다.
 
니시다 슌스케 '역전검사 1&2 미츠루기 셀렉션' 프로듀서. (사진=캡콤)
 
방대하고 매끄러운 애니메이션
 
역전검사는 미츠루기 검사가 직접 사건 현장을 누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수많은 캐릭터가 전신으로 등장해, 인물과 배경 제작에 들인 정성이 남다르다고 합니다.
 
니시다 프로듀서는 "역전검사 시리즈는 두 편 합쳐서 100명이 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방대한 양의 애니메이션이 필요하다"며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도트 그림으로 그려져 있던 이 애니메이션을 풀 HD 환경에 맞게 모두 다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고, 작업이 너무 많아서 정말 완성할 수 있을지 불안할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리지널 버전의 도트 그림과 풀 HD 환경에서는 해상도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최종적인 디자인의 방향성이나 적용 스타일에 대해 다양한 검토를 실시했다"며 "최종적으로는 오리지널 버전의 캐릭터 디자이너인 이와모토 타츠로씨에게 메인 캐릭터 디자인과 모든 캐릭터 디자인 감수를 부탁해 지금의 디자인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키 포즈를 추가함으로써 오리지널 버전 이상으로 매끄럽게 움직이게 됐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번 결정판의 매력은 옛 그래픽과 배경 음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도 이런 결정권을 주었죠.
 
니시다 프로듀서는 "도트의 퀄리티도 높고, 과거의 도트로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 유저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남겨놓고 전환 사양으로 만드는 걸 결정했다"며 "도트를 남겼기 때문에 새로운 미니 캐릭터가 그렇게까지 극적으로 바뀔 수 있었다는 면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미츠루기가 진범을 밝혀내는 장면. (이미지=닌텐도)
 
냉철한 듯 엉뚱한 '미츠루기다움'
 
미츠루기 셀렉션의 매력은 본편 주인공의 상대편이던 미츠루기의 내면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40년 무패를 자랑한 스승 카루마 검사와의 사제 관계를 직접 볼 수 있고, 이토노코기리 형사와 어떻게 콤비가 됐는지 알 수 있는 사건도 돌아볼 수 있죠.
 
니시다 프로듀서는 신작의 매력이 "역전재판에서 라이벌 검사였던 미츠루기 레이지를 '체험'할 수 있는 점"이라며 "스토리는 미츠루기가 사건의 중심이 돼 전개되는 경우가 많고, 그의 검사로서의 갈등과 신념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미츠루기를 조작하면서 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똑같이 수수께끼 풀이를 하는 게임이지만, 천재 미츠루기 레이지다운 발상과 전개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역전재판과 다른 방향성에서 매력 있는 작품이 됐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시모토 켄이치 역전재판 시리즈 총괄 프로듀서. (사진=캡콤)
 
패키지 게임 경쟁력은 '이야기의 힘'
 
역전재판 시리즈는 2001년 시작된 장수 IP(지식재산권)입니다. 온라인 라이브 서비스가 확대되는 시대에, 캡콤이 패키지 게임으로 장수 IP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이야기의 힘'이었습니다.
 
캡콤은 지난 1월 발매한 오도로키 셀렉션에 이어, 미츠루기 셀렉션에도 '스토리 모드'를 넣었는데요. 추리가 막힌 구간에서 느낄 답답함을 해소해주면서, 이야기에 대한 자신감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역전재판 시리즈를 총괄하는 하시모토 켄이치 프로듀서는 "역전 시리즈의 경우, 매력 있는 캐릭터와 뛰어난 미스터리와 상쾌함이 있는 역전이라는 중요한 포인트를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IP 장수 비결을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팬들이 역전재판 외전인 미츠루기 셀렉션을 손꼽아 기다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행기 일등석에서 육법전서를 꺼내놓고, 실제론 만화책을 읽는 그의 모습이 대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니시다 프로듀서도 미츠루기의 매력을 이렇게 말하더군요.
 
"평소에는 쿨하고 멋있는 천재 검사. 가끔 어딘가 얼빠진 일면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그 갭이 미츠루기의 매력인가 싶기도 합니다. '역전검사'에서도 끝까지 쿨한 부분은 물론, 이토노코기리 형사나 천진난만한 미쿠모(의적을 꿈꾸는 소녀)에게는 다른 일면을 보여주곤 하는, 알면 알수록 좋아하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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