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월드코인 "'크립토의 페이스북' 되고 싶다"
홍채 정보 파기 강조
"인간 여부 확인만"
이용자·사용처 확장 과제
"1억명 도달에 집중"
입력 : 2024-09-03 14:42:58 수정 : 2024-09-03 18:06:5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홍채 인식을 대가로 코인을 나눠줘 개인 정보 보호 논란이 일고 있는 월드코인 개발사가 "홍채 인식은 '개인 식별'이 아닌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월드코인의 목적은 글로벌 신원 및 금융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일 알렉스 블라니아 '툴스 포 휴머니티(TFH)' CEO 겸 공동창업자는 서울 성수동에서 한국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월드코인은 인류 대다수가 소유하는 글로벌 신원 및 금융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며 "월드코인의 핵심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신원 증명 프로토콜인 월드ID"라고 말했습니다.
 
알렉스 블라니아 '툴스 포 휴머니티(TFH)' CEO 겸 공동창업자가 3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한국 첫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김동완 TFH 글로벌 재무 총괄. (사진=TFH)
 
월드코인은 디지털 신분증인 월드ID와 가상화폐 월드코인 토큰(WLD)으로 구성됩니다. WLD를 받으려면 우선 월드ID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스마트폰에 '월드 앱'을 내려받고 TFH가 만든 홍채 인식 카메라 '오브(Orb)'로 인간임을 인증하면 월드ID를 받게 됩니다. 월드 ID를 만들면 58.58 WLD(88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날 기준 월드ID는 160여개국에서 656만8557건이 인증됐습니다. 최근 일주일 간 신규 계정은 9만3231개 늘었습니다. TFH의 목표는 월드 앱으로 관리되는 월드ID가 여러 전자지갑에 쓰이는 겁니다.
 
TFH는 월드ID가 홍채 인식으로 개인을 식별하는 게 아닌, '인간임을 증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블라니아 CEO는 홍채인식으로 ID와 코인을 제공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챗GPT가 나오면서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환경이 굉장히 스마트해지고 있고, 궁극적으로 인간과 AI를 구분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도 그에 맞게 변화하고 적응해야 함에도 이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 없다고 생각해 월드코인과 월드ID를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직접 오브로 월드ID를 만들어 보니, TFH는 나이와 성별 등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TFH는 오브가 홍채 데이터를 여러 개로 쪼개 다른 위치로 보내므로, 이를 찾지도 합치지도 못하는 식으로 데이터를 파괴한다고 밝혔습니다.
 
알렉스 블라니아 '툴스 포 휴머니티(TFH)' CEO 겸 공동창업자. (사진=TFH)
 
관건은 이용자 확보입니다. 블라니아 CEO는 "초창기 여러 소셜 미디어 기업이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글로벌 규모의 확장성을 가진 곳은 10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 기반이 있는 페이스북이 유일하다"며 "어떻게 하면 크립토(가상자산)에서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많이 기대되고 흥미진진한 시장"이라며 "한국 정부가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월드코인의 쓸모'도 TFH의 과제입니다. 블라니아 CEO는 "소셜 미디어든 페이먼트 네트워크든 어느 수준의 규모까지 도달해야만 이후부터 유용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며 "우선 1억명에 달하는 이용자에 먼저 도달하는 데 1차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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