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국특강, 철근 생산 늘렸더니 차입금 폭발…재무 압박 심화
철근업계 가동률 하락에도 나홀로 상승
당기순손실 발생…운전자본으로 현금 마련
모회사 재무상태 고려시 차입 부담 경감 지원도 어려워
입력 : 2024-09-09 06:00:00 수정 : 2024-09-0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5일 15: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국특강(007280)이 영업손실을 감수하면서 철근 생산을 늘리는 까닭에 차입금이 큰 폭으로 커져 우려를 사고 있다. 철근업계 전반의 흐름과 달리 나홀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데다 올해 상반기 원가 이하로 철근 시세가 떨어진 탓이다. 이에 한국특강은 운전자본 조절 및 차입금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특강의 높은 가동률을 고려할 때 향후 운전자본 조절을 통한 현금 확보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차입 부담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모회사를 통한 재무적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한국특강)
 
철근 치킨게임에 차입금 증가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특강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 차입금(사채 포함) 규모는 2518억원으로 지난해 말(2229억원)보다 13% 증가했다.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한국특강의 차입금의존도도 함께 높아졌다. 지난해 말 39.7%였던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상반기 43.5%로 치솟았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철근 가격이 제조원가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철근을 생산할수록 수익성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철근 제조사들이 가동률을 낮추며 공급 조절을 했지만, 철근 제조사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90%가량 줄어드는 등 불황이 나타났다. 특히 한국특강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88억원)에 비해 89.6% 감소했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철근업계 가동률은 대부분 60~70%대에 그쳤다. 지난해 80~90%대 가동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에 반해 한국특강은 여타 업체와 달리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특강의 올해 상반기 공장 가동률은 총 89.81%로 지난해 상반기(83.84%)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가동률 상승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한국특강의 생산량은 26만4637톤으로 지난해 상반기 26만5385톤보다 불과 748톤(0.3%) 줄어드는데 그쳤다.
 
철강업계에서는 한국특강이 수익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특강은 지난 2022년 철근 시장에 진출해 시장 후발주자로 꼽힌다.
 
철근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한국특강은 운전자본 부담을 덜어내고 차입금을 조달하면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 243억원에서 473억원으로 2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특강이 당기순손실 29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소진 등 운전자본 부담을 줄여 74억원을 확보하고, 감가상각비 등 실제 현금 지출이 없는 항목을 조정한 결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현금흐름 조정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특강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어 재고 확보에 자금 지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자체적인 현금흐름 개선도 한계가 있어 차입 등 외부 자금 조달이 아니라면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 CAPEX…차입 해소 난관
 
주력 사업인 철근 시장의 수익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국특강은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특강의 자본적 지출(CAPEX)는 5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특강보다 생산능력이 20%가량 높은 한국철강의 CAPEX가 49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투자는 생산량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로 파악된다.
 
이에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철근 시장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투자를 위한 재원마련은 차입금을 통해 이뤄질 여지가 크다. 그러나 한국특강의 차입 부담은 커지고 있어 지속적인 차입 부담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한국특강의 이자보상배율은 0.58배를 기록해 영업이익을 통해 이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특강의 영업이익은 30억원, 이자로 지출된 금액은 51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라면 영업이익보다 이자 비용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입금 부담이 높은 가운데 모회사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한국특강의 모회사 매직홀딩스의 지난해 별도 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매직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8억원으로 2022년 말(118억원)에 비해 59% 감소하며 가용 현금이 줄었다.
 
현금성 자산 감소 원인은 차입금 감축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매직홀딩스는 단기차입금 규모를 14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줄였다. 올해 90억원의 단기차입금 상환이 필요한 상황으로 지난해 기준 25억원 수준인 영업활동현금흐름 및 5억원 수준인 영업이익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특강에 대한 지원보다 차입금 상환이 우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상반기 주주총회를 통해 한국특강은 소형원자로(SMR)에서 생산된 전력을 판매하는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현재 SMR 사업이 기술 상용화 이전이라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신사업을 위한 투자가 늘어날 여지를 열어둔 상황이다.
 
한국특강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차입금을 도입하고 줄이고 있으며, 모회사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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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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