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에 등 터지는 소비자…프랜차이즈업계는 전면전 예고
배달앱에서 가격 올리는 '이중 가격제' 확산
외식업계 "물가 인상 주범 따로 있다"…부담은 소비자가
프랜차이즈협회,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배민 신고할 것"
입력 : 2024-09-25 16:56:28 수정 : 2024-09-25 16:56:28
서울 시내의 한 롯데리아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배달앱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이중 가격제'를 도입하는 외식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중 가격제는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음식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그동안 높은 배달앱 수수료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해 온 외식업계가 이중 가격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프랜차이즈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배민)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하겠다고 예고하며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배달앱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롯데GRS는 지난 24일부터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의 매장과 배달 서비스 가격에 차등을 두기로 했습니다. 배달 주문 시 기존보다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 더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롯데리아 가맹점주들의 수익 보장을 위한 결정이라는 게 롯데GRS의 설명입니다. 롯데GRS 측은 "배달 플랫폼 주문 유입 시 배달 수수료와 중개료, 배달비 등 제반 비용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며 "(배달앱의) 무료 배달 서비스 도입으로 향후 가맹점 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중 가격을 운영해 온 맥도날드는 소비자의 알 권리 침해 비판이 일자 최근 배민에 매장과 배달 가격이 다르다는 안내문을 공지했습니다. 맥도날드 대표 메뉴인 빅맥 세트의 매장 가격은 7200원이지만 배달 가격은 8500원으로 1300원 더 높습니다.
 
버거킹, 파파이스, KFC 등도 이중 가격제를 도입했으며, 맘스터치는 일부 매장에서 테스트를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이중 가격제 시행 현상은 버거업계뿐만 아니라 치킨, 분식, 커피 등 전반적인 외식업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무료 배달로 비용 증가…불만 폭발
 
이들이 배달 가격을 높이는 이유는 매장에서 판매할 때보다 나가는 비용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배달 플랫폼에서 주문을 받을 경우 주문액에서 중개 수수료, 결제 대행 수수료, 점주 부담분 배달요금 등이 빠져나갑니다. 음식점주가 손에 쥐는 수익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죠. 이들은 배달 플랫폼사들이 무료 배달 정책을 실시하면서 수수료 부담이 더욱 높아졌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한 버거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본사에서 다른 비용을 줄이는 시도를 해봤지만 배달앱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배달앱을 통한 음식 주문액 규모가 크게 늘었고, 현재 배달앱 의존도 또한 높은 점이 현실입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없이 음식 장사를 하겠다는 말은 빨리 망하고 싶다는 말과 같다"면서 "그 정도로 배달앱에서 오는 고객 유입이 많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배달앱 입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견디지 못한 외식업계가 이중 가격 도입으로 배달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양상입니다. 이 관계자는 "외식비 인상 시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익을 챙기려고 한다며 손가락질을 받지만 물가 인상 주범은 따로 있다"라며 "배달앱 서비스가 늘수록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배달앱과 외식업계의 수수료 갈등이 해소되지 않자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공정위에 신고하겠다며 적극 대응을 알렸습니다. 배달 플랫폼사의 수수료 인상 행위는 독과점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오는 27일 '배달의민족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정현식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지난 6일 열린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최근 배달 수수료 부담으로 물가 인상까지 촉발되고 있지만 배달앱 3사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하다"면서 "비대위를 통해 공정위 신고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업계 공동 대응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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