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선언…'원전 협력' 본격화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
대규모 인프라 사업 한국 기업 참여 지원
입력 : 2024-10-07 17:58:24 수정 : 2024-10-07 17:58:24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말라카냥 궁에서 열린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국과 필리핀이 7일(현지시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합의했습니다. 1949년 수교 이래 75년간 양국이 공식적 양자관계 설정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국은 관계 격상 후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에너지·안보·경제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도 마닐라 말라카낭궁(필리핀 대통령 집무실)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양국 관계 발전은 피로 맺은 신의와 연대에 기초를 둔 것"이라며 "오늘 저와 마르코스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 수립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특히 양국은 '원전 협력'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필리핀에서 38년 동안 가동이 중단된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를 맡기로 했습니다. 중동·유럽에 이어 동남아시아 원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도 "바탄 원전 타당성 조사를 계기로 원전을 다시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필리핀과 '원전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필리핀에서도 '팀 코리아'가 최고의 원전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필리핀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MOU를 다수 체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 MOU 체결 성과를 언급하며 "해당 사업들을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 두 사업은 지원 규모가 각각 10억달러(1조3487억원) 상당으로 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 기준 역대 1, 2위의 대형 개발협력 사업이며, 한국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외에 한-필리핀 경제협력파트너십(EIPP)과 관광협력, 해양 협력,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도 체결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안보 협력도 강화했습니다. 한국과 필리핀은 양자·다자 차원 연합훈련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 한국은 필리핀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방산 수출이 확대될 것이란 게 정부의 기대입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역내 중요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규칙 기반 해양질서 확립, 국제법 원칙에 따른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를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 중인 지역입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정상 배우자간 일정으로 루이즈 아라네타 필리핀 영부인과 함께 필리핀 국립미술관을 방문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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