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에 노동계 임금인상도 거세져 ..'악순환' 우려
금융노조 '8%+알파' 한국노총 '9.4%+알파' 요구
입력 : 2011-04-04 17:44:11 수정 : 2011-04-04 18:50:17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올해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물가상승을 반영한 노동계의 임금인상이 4월부터 시작되면서 이는 물가상승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올 전망이다.  
 
4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지난달 31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올해 '8%+알파'의 임금인상안을 공식제출했다고 밝혔다.
 
8% 인금인상율은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전망 4.5%와 소비자물가전망 3.5%를 합산한 것이며, '+알파'는 최근 3년간 반납하거나 삭감한 임금 보전분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임금동결에 합의했고, 2009년에는 금융공기업은 5% 이상 삭감, 시중은행은 5%를 반납했다.
 
지난해에는 임단협을 통해 3.7% 인상안을 요구했지만 작년 12월14일 22차례 교섭끝에 총액임금 2% 인상이라는 가이드라인에만 합의했다. 결국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금융공기업은 동결됐고, 시중은행들은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인금인상이 이뤄졌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올해 이보다 더 높은 '9.4%+알파'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임금인상률 9.4%는 4인가족 표준 생계비에 물가상승률을 합산한 것이고, '+알파'는 타임오프제(유급 근로시간 면제 제도) 시행이후 금속노조에서 전임자 임금을 대체하기 위해 요구했던 것과 같은 것이다. 작년에는 9.5% 임금인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올해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작년에 9.2%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는 데다, 한국노총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미뤄 9%대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오르면서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금융노조와 같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임금삭감이나 반납을 경험한 경우는 임금인상에 대한 기대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임금인상 요구가 물가상승 압력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7% 상승하며, 3개월째 4%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을 제외할 경우 물가는 5.1%까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임금상승은 생산성 향상 등으로 이어져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노동 생산성이 불변이라고 볼 경우, 즉 임금상승이 단위노동비용의 상승으로 나타날 경우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산업의 임금이 10% 오르면 물가는 2005년 기준 3.17%, 2007년에는 3.11% 상승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임금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는 2분기부터는 물가 상승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반기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공공서비스 요금의 단계적 인상이 불가피한 데다 임금까지 인상되면 물가관리는 더욱 힘들어질 공산이 커진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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