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 유람용으로 전락(?).."물류혁명은 과욕"
입력 : 2011-06-16 18:11:39 수정 : 2011-06-16 18:54:20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16일 뙤약볕 아래 경인아라뱃길 공사가 진행 중인 인천시 서구 오류동 인천터미널 건설현장.
 
현장에서 갑문통제소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는 영종도와 인천청라지구, 왼쪽 저 멀리로는 강화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경인아라뱃길과 서해가 만나는 이곳 공사현장은 터미널의 모습이 어느정도 갖췄다.
 
쓰레기 매립지 부지중 74만평을 아라뱃길 터미널 공사터로 쓰고 있어서인지 쓰레기 냄새가 풍겨왔다.
 
◇ 막바지 공사 아라뱃길..물류유통 수단 이미 충분, 물동량 부족할 듯
 
무려 2조2458억원을 들여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은  8월 시범운영, 10월 개통을 앞두고 현재 공사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배가 다닐 수 있는 수로 공사는 거의 마무리 됐고 터미널과 물류단지, 수로 주변의 친수경관과 테마공원 등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사업자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 관계자는 "아라뱃길은 수해예방은 물론 물류비를 절감해 교통난 완화와 녹색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방위 화물과 여객 운송망을 구축해 물류혁명을 일으키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유람용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K-WATER는 아라뱃길이 개통되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물동량을 흡수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철 경인아라뱃길 건설관리팀장은 "운하를 통해 트럭 250대 수송분량 컨테이너를 한번에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물류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아라뱃길에는 4000t급 이하 소형화물선 밖에 다닐 수 없어 물류 운송이 쉽지 않다는 것.
 
◇ 소형화물선 위주..결국 유람선으로 채워질 것
 
5000t급도 다닐 수 있다고 하지만 교차 운행이 불가능해 실효성이 낮다.
 
운송시간도 문제다. 아라뱃길은 선박이 운항하는 주운수로가 18km로 자동차로는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선적·하역시간·갑문 통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4~5시간은 걸릴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태열 경인항건설단 단장은 "선박 속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1시간에서 1시간 반 사이면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또 최근 화물 물동량이 부풀려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 화물선보다 여객선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K-WATER 관계자는 "일정 부분의 물동량이 여객위주로 전환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민주노동당의 인천시당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공사가 끝나면 주운수로는 화물선 하나 다니지 않는 거대한 흉물로 남고, 운하 건설에 투입된 예산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세금으로 메워야 할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병규 민노당 인천시당 정책국장은 "물류유통의 획을 긋겠다고 했는데 인천 서구에서 김포 남단으로 거치는 주변에는 8차선 신공항고속도로, 2차선 도로, 공항철도 등 물류유통이 가능한 수단들이 이미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또 "아라뱃길은 폭이 좁고 수심이 얕아 바닥이 뾰족한 배는 다니기 힘들어 물동량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판명되니 결국 유람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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