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史 100년 미국을 가다)⑤편견없는 덕에 게임문화 '풍성'
긍정론·부정론 공존..일방적 주장 설득력없어
입력 : 2012-04-06 16:17:29 수정 : 2012-04-06 18:42:17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카메론 페크맨(16세)은 부모와 함께 뉴욕에 위치한 소형 게임상점 ‘비디오게임뉴욕’을 방문했다.
 
‘비디오게임뉴욕’에서는 단종된 게임기와 고전 게임들을 구할 수 있다.
 
이 곳에서 카메론은 ‘닌텐도64’와 ‘마리오카트’를 발견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카메론은 “부모가 처음 사준 게임기가 ‘닌텐도64’였다”며 “온 가족이 ‘마리오카트’를 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었다”고 말했다.
 
카메론의 어머니는 “난 ‘마리오카트’에서 ‘피치공주’ 캐릭터를 주로 선택했다”며 “가족들이 다 함께 게임을 하며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이야기했다.
 
‘비디오게임뉴욕’의 사장인 주노 가르시아에게는 이같은 풍경이 익숙하다.
 
가르시아 사장은 “부모와 함께 오는 아이들은 이 곳에서 자신이 몰랐던 옛날 게임들을 마치 탐험하듯 둘러본다”며 “옛날 게임을 사기 전에 부모와 게임에 대해 토론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게임이 가족 문화로 자리잡았다.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에 따르면, 미국 부모 68%는 게임이 자녀의 정서 발달과 교육에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57%는 게임이 가족들이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준다고 믿었다.
 
◇"게임 좋지만 과몰입 조심해야"
  
미국인들이 게임을 긍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많은 부모들은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염려한다.
 
카메론의 어머니는 “아들이 게임에만 빠지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취미를 가질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ESA에 따르면 미국 부모의 85%는 자녀의 게임 습관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97%는 자녀들이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 하고 있고, 87%의 부모는 자녀들에게 게임을 사줄 때 연령등급을 확인한다.
 
'XBOX360', '플레이스테이션3' 등 비디오 게임기에는 부모들이 자녀의 게임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자녀들이 어떤 게임을 얼마나 했는지 등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부모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학계도 게임을 너무 많이 할 경우 운동 부족과 정서 불안, 사회 생활 부적응 등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리처드 켈러허 뉴욕대 아동 연구센터 박사는 “일부 아이들은 게임에 중독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며 “부모는 자녀가 하루에 2시간 이상은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균형있는 시각이 게임 '보호' 
 
하지만 켈러허 박사는 “게임을 균형있게 이용할 경우 아이들에게 좋은 점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게임이 ‘사회악’으로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는 일은 적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일부 학자들은 게임, 특히 1인칭 슈팅(FPS) 게임이 청소년들을 폭력적으로 만들고 범죄를 늘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청소년 범죄율은 게임 산업이 급성장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줄어들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자료에 따르면 매년 체포되는 범죄자 10만명당 청소년 범죄자 숫자는 1994년 524명에서 2008년에는 288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액은 32억달러에서 117억달러로 증가했다.
 
미국 청소년 범죄율(적색) 게임 소프트 판매액(청색)
 
미국에서 게임 산업은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교육과 치료에 사용하는 기능성 게임 등 다양하고 새로운 응용분야가 생기고 있다.
 
시애틀, 로스엔젤레스, 뉴욕 등에서는 게임 개발사들이 늘어나면서 일자리가 많아졌다.
 
게임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좋아지면서, 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개발자의 꿈을 꾸고 있다.
 
미국 게임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게임에 대한 객관적이고 열린 태도가 자리잡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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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