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대기업 은퇴자는 자산관리·자영업자는 연금 추가납입
[기획특집]100세시대 우리는 준비됐나
베이비붐 세대 향후 10년에 걸쳐 순차적 은퇴
직군별·계층별 차별화된 은퇴준비가 행복한 노후 결정
입력 : 2012-08-09 14:46:00 수정 : 2012-08-11 19:08:26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대기업에 근무했던 A씨(55세)는 올 3월에 정년 만기로 퇴직했지만 마땅한 재취업 자리를 찾지 못해 프렌차이즈 커피숍을 오픈했다. 반면 중견기업에 기술직으로 일했던 B씨(55세)는 퇴직 후 기술을 인정받아 정년이 3년 연장됐다.
 
73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가 시작되면서 직군별·계층별 차별화된 은퇴 준비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1차적으로 대기업군에서 이뤄지며, 중소기업과 공무원 그리고 교원들 순으로 진행된다. 향후 10여년간에 걸쳐서 이뤄질 이들의 은퇴 시기가 직업군에 따라 제각각이란 얘기다. 차별화된 은퇴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대기업 계열사 재취업..공무원은 5년이상 은퇴 늦어
 
실제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경우 은퇴연령이 55세, 공공기관은 60세로 3~5년간의 차이가 있다.
 
대기업 은퇴자는 운이 좋을 경우 계열사나 자회사에 재취업해 최소 2~3년간 은퇴시기가 연장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나름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은퇴자는 55세 이상 은퇴시기가 연장되지만 기술이 없을 경우 55세 퇴직은 불가피하게 돼 자영업에 뛰어들게 된다.
 
공공기관의 경우 정년이 60세까지 보장돼 비교적 안정적인 퇴직이 가능하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산업경제연구센터 총괄소장은 "고도의 전문직은 전체 베이비붐 세대 730만명 중 0.67%로 1%도 채 되지 않는다"며 "대부분 제조업 종사자가 재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베이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면서 재취업이나 자영업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55세 이후 고용률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6월말 55세 이상 고용률은 48.5%로 전년 말 45.1% 대비 3.4%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5년간 44~45%대를 유지하던 고용률이 크게 증가한 것.
 
최상운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팀장은 “인구가 특징적으로 큰 규모의 집단이 베이비붐 세대”라며 “퇴직 후 재취업도 하지만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도 기술여부에 따라 은퇴시기 달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직업을 가진 경우 은퇴 시기가 늦어지게 되지만 사무직이나 서비스직의 경우 은퇴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산업 대분류별 취업인구는 제조업이 18.2%(91만명)로 가장 많고, 도매 및 소매업 13.7%(69만명), 숙박 및 음식점업 10.4%(52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의 직업 대분류별 취업인구는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가 15.1%(75만명)로 가장 많았고,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 13.1%(65만명), 판매종사자 13.0%(65만명) 등의 순이었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소장은 “대형 철강사 기술직의 경우 용광로의 불빛만으로 철의 숙성도를 확인할 수 있어 해외철강사나 소형사들이 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는 현장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전문계고 졸업자 비율이 53%로 은퇴 후에도 해당분야의 학문적, 경험적 지식 및 전문성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은퇴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석사 이상의 학력 소지자가 5%, 대졸 및 전문대졸 학위 소지자 29%, 전문계고 및 고교 졸업자 53%, 중졸 이하 학력소지자 13%로 구성돼 있다.
 
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은 “블루컬러의 경우 정년 연장이 용이하지만 화이트컬러의 경우 정년연장을 하더라도 실제로 조직에서 역할은 애매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기업·中企 ·공무원·자영업자..각각 절세·재투자·연금 추가납입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와 방법은 다르지만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각 직군별·계층별 직업의 특성과 차이에 따라 은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100세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
  
우선 대기업 은퇴자는 계열사 등에 재취업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의 라이프 스타일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큰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상당 규모의 퇴직금 및 스톡옵션을 받은 후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가, 그 동안 쌓아왔던 자산에 대해서 세금을 적게 내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은퇴자의 경우 70~80%정도 소비를 줄이고 금융기관과 연계해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은퇴자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의 퇴직금과 자산을 가지고 은퇴를 준비하게 된다. 일정 부분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은퇴를 늦출 수 있다면 그 기간 만큼 자산 축적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고, 추가적인 재투자도 연계해야 한다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정 삼성증권 은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은퇴한 후에 만족할 만큼 자산이 축적되지 않았다면 은퇴를 최대한 늦추고 안된다면 재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무원 은퇴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연금으로만 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은퇴기간도 가장 늦고 연금으로 생활이 가능하겠지만 여유롭지는 못한 삶을 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따라서 생활에 필요한 일정부분의 자산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서는 좀 더 높은 수익률의 재투자를 해야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자영업자의 경우 누구보다도 오래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래생활이 담보되지 않는다 걸 최대 단점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매월 본인의 지출을 설정하고, 불규칙하게 생긴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에 추가적으로 납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또한 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노란우산공제 등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제시했다.
 
손성동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 실장은 “국민연금이나 노란우산공제 등에 가입해 최소한의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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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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