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혁신은 이런 것"..폭스바겐 ‘골프블루e모션’
입력 : 2012-09-05 17:52:13 수정 : 2012-09-05 19:00:37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내년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골프 블루e모션’을 시승하기 위해 지난 4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를 찾았다.
 
이미 오전 한차례 시승행사를 마친 4대의 골프 전기차가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따로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 없이 컨버터(변환기)를 통해 일반 가정용 전력으로 충전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골프 전기차는 연료 주입구가 하나인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면부 폭스바겐 엠블럼과 기존 연료 주입구 위치에 충전 포트가 자리잡고 있다. 6세대 골프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이 차는 순수 전기의 힘만으로 1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실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80% 가량이 일일 운전 평균거리가 50km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출퇴근 등 일상적인 용도로 전기차를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아직 양산모델이 발표되지 않은 실험용 전기차지만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7세대 골프에 전기모터를 달고 유럽에 출시될 예정이다.
 
시승은 송도 컨벤시아에서 인천공항까지 왕복 약 60km를 주행하는 코스로 짧은 거리였다. 그러나 시승코스 중간중간 고속도로와 도심이 포함돼 전기차 골프의 성능을 체험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전기차 골프에 성인 3명이 탑승한 후 가속페달을 밟았지만 기존 휘발유 또는 디젤차량과 비교해 그다지 둔탁한 느낌을 받진 못했다. 최대토크가 27.6kg.m에 제로백 11.8초, 제한 최고속도 135km/h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성능 차이 또한 크지 않았다.
 
다만 운전하는 내내 디스플레이 패널의 연료소비 게이지와 속도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배터리 소모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 차는 자동기어 변환 레버나 핸들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통해 4단계에 거쳐 제동 에너지를 회수한다. 쉽게 말해 페달에서 발을 떼는 동시에 에너지 ‘세일링’을 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
 
이날 비가 내려 ‘태양열 루프(Solar roof)’ 기능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장치는 차량 루프에 장착된 태양열 패널을 통해 차량의 전기 시스템에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정차 시에는 공조 시스템에도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실내 냉방이 가능해 폭스바겐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골프 블루e모션’은 내년 유럽에서 양산·판매되고, 우리나라는 2014년에 수입 판매될 예정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가 전기차를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기차 인프라 구축은 물론 정책적 지원 측면에서도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다. 여기에 차량 가격도 일반 차량보다 높아 전기차가 상용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수많은 장애물이 있다.
 
시승을 마치고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아쉬움이 점점 더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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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