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朴지지율 하락에 마지못해 인사실패 '사과'
박지원 "국민을 졸로 보는 것"
입력 : 2013-03-30 14:55:42 수정 : 2013-03-30 14:57:55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을 견디지 못하고 인사 실패에 대해 사과했다.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박 대통령의 ‘불통’ 인사 시스템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국민 사과문을 대독했다.
 
허 실장은 사과문을 통해 “새 정부 인사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은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과문은 정권 임기 초기 직면한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청와대로서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
 
지난 2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를 기록했다. 1월말 56%에서 두달 새 15%포인트나 떨어졌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위 공직자 후보들의 연이은 낙마가 지목된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등은 비리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 
 
청와대에서 공직자의 주식 백지신탁 제도를 잘못 알려준 탓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후보자도 자진 사퇴했다.
 
이처럼 고위 공직자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야당인 민주당 뿐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인사 실패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청와대 민정라인에 대해선 여야 가릴 것 없이 책임 추궁의 지적이 높아졌다.
 
청와대가 고육지책 끝에 허태열 비서실장의 대국민사과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되레 논란은 커지는 기류다.
 
정치권은 박 대통령과 일부 측근들이 후보자를 지명, 아래로 통보하는 ‘하향식’ 인사 시스템을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대신 하부에서 다양한 후보자들을 검증한 후 일부 후보군을 상부에 올리면, 이 중에서 박 대통령이 후보를 임명하는 방식의 ‘상향식’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곽상도 민정수석의 경질 요구도 여야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허 실장의 대국민 사과에는 이러한 요구에 대한 답변은 담겨 있지 않았다. 단지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허 실장의 사과문을 대변인이 대독한 것은 국민을 졸로 보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대통령이 아닌 비서실장 수준의 사과문을, 그것도 대변인이 대독한 데 대한 질타가 서렸다.
 
▲ 김행 청와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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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