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여전히 '늪'..포스코·현대제철 '개화'는 언제?
공급과잉과 환율·원가 상승 등으로 2분기 실적도 하락세
중국 철강 생산량 감산 여부에 따라 하반기 전망 결정
입력 : 2013-07-26 17:37:38 수정 : 2013-07-26 17:40:3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대형 철강사들이 도무지 맥을 못 추고 있다. '혹시나' 하는 기대에 뚜껑을 열었지만 '역시나' 2분기도 바닥이었다.
 
건설과 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에 중국발 공급과잉까지 더해지면서 이미 수급은 꼬일 대로 꼬였다. 여기에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을 더욱 악화됐다. 그야말로 '늪'이다.
 
다만 자동차 강판, 에너지 강재 등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직전 분기였던 1분기에 비해서는 실적이 개선됐다. 여기에는 고강도의 전사적 원가절감 노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중국 건설 경기 회복 속도와 중국 대형 철강사들의 생산량 감산 동참 여부 등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 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중국 동향에 추이가 엇갈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포스코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9025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48.4% 감소한 15조6031억900만원, 2405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대형 철강사들이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2분기에도 철강업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포스코는 자동차·에너지·조선·가전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전 분기 대비 3.5% 증가하고, 건설·에너지·ICT 등 비철강 부문이 선전하면서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25.9%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고 자평했다.
 
또 엔저 영향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쟁지역인 중국(155만톤), 동남아(185만톤)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각각 14.3%, 12.3% 증가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 하지만 지난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재진입에는 실패했다.
 
현대제철은 2분기 1815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5%, 51.1% 감소한 3조2997억2600만원, 905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1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7%, 49.3% 늘며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전 분기 대비 실적 견인의 핵심은 역시 자동차용 강재 등 고부가 제품이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C열연 공장의 증설 가동과 고부가가치 강종 생산이 증가하면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률이 1.1%포인트 상승한 5.5%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물량을 쏟아내며 전 세계 철강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중국 대형 철강사들의 감산 여부와 중국 내 수요 증가 정도에 추이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9일까지 중국 내 철강 유통 재고가 17주 연속 감소해 전년 동기 대비 재고량이 낮아지고, 최근 6주 동안 중국 철강 제품 가격이 상승한 점은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세계적으로 5억톤 가량의 물량이 아직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는 점이 문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중국 건설 경기의 회복 속도에 따라 공급과잉 해소 시점이 앞당겨지고, 결과적으로 철강 가격 인상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최대 철강사인 허베이강철의 구조조정이 실시되고 이어 중대형 철강사들에 대한 생산량 감산이 이뤄질 경우 철강 업황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치킨게임의 막이 내려지는 순간에야 철강이 다시금 날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역시 중국과 세계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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