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기업 美증시 IPO 봇물..버블 우려 고조
입력 : 2014-02-10 11:03:30 수정 : 2014-02-10 11:07:43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생명공학 기업들이 미 증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생명공학 기업 상장 열기는 IPO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미 나스닥지수의 생명공학 인덱스는 지난해 60% 이상 상승했다.
 
(사진=로이터통신)
뉴욕 증시에서는 지난주에만 모두 8개의 생명공학 기업이 IPO를 통해 5억2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며 업종내 주간기준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의 생명공학 기업들도 나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영국의 옥스포드 이뮤노텍과 GW제약 등도 나스닥 상장을 위해 대서양을 건넜고, 네덜란드의 유전자치료 전문기업인 유니큐어도 최근 8190만달러 규모의 IPO를 통해 미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최근 상장한 생명공학 기업 중에는 신약 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많아 향후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버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IPO를 진행한 디세나 제약은 간질환과 암 치료제에 개발을 진행중이나 아직 임상 실험 단계에도 돌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실제로 약이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은 5%가 채 되지 못한다.
 
또 기존 대주주에 대한 주식매도제한(lock-ups)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단기 폭락에 대한 우려도 큰 상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IPO 과정에서 기존 대주주들의 주식 매도를 180일 가량 제한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디세나 측은 IPO 당시 안내서를 통해 "기존 주주의 7%는 즉시, 93%는 향후 90일 이내에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며 "대량의 주식매도가 이뤄질 경우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디세나 제약은 지난달 9000만달러의 IPO를 진행했고, 상장 첫날 주가가 207% 수직상승했다. 디세나 제약은 현재 상장 첫날보다 30% 정도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위험 생명공학 기업들의 IPO가 봇물을 이루면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일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14개 생명공학 기업 가운데 6개는 최초 발행 가격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계 소식지인 피어스바이오테크 에디터 존 캐롤은 "투자자들은 아직 생명공학 분야의 리스크를 감내하고 투자할 만큼의 식욕은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점점 더 까다롭게 종목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필연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IPO의 경우 좋은 결과가 뒤따르는 일은 더 적어질 것"이라며 "만약 IPO 시장에서 생명공학 업종에 대한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한다면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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