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예술' 드라마, 배우의 연기가 미치는 영향은?
입력 : 2014-03-29 20:50:29 수정 : 2014-03-29 20:54:24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작가가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설정 등 드라마의 중심을 이루는 요소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그려나갈지는 모두 작가에게 달려있다. 김수현, 김은숙,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등 스타 작가들은 웬만한 스타 배우들을 뛰어넘는 몸값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배우의 연기가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드라마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배우 전지현. (사진=SBS)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배우의 연기 고려..작품 방향 바뀌기도
 
상당수의 작가들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출연 배우를 미리 가정하고 작업을 진행한다. 작가는 해당 배우가 전작에서 보여준 연기와 평소 이미지 등을 고려해 이야기를 써나간다. 이 과정에서 작품의 방향이 조정되기도 한다.
 
물론 작가의 생각대로 캐스팅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완성된 대본이 나오기 전부터 배우의 연기가 드라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은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역할과 대사로 큰 인기를 얻었다. 천방지축 이미지의 톱스타 천송이 역할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보여줬던 전지현의 발랄한 매력을 극대화시킬 수있는 캐릭터였다. 이 드라마의 박지은 작가는 캐스팅이 확정되기 전부터 천송이 역할엔 전지현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별에서 온 그대’를 연출한 장태유 PD는 전지현을 캐스팅한 것에 대해 “시놉시스를 보는 순간 천송이의 이미지와 연기적인 측면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배우는 전지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박지은 작가도 마찬가지였다”며 “캐스팅을 하기 전에 자신이 없었는데 출연이 결정되고 나니 꿈만 같았다”고 말했다.
 
◇배우 이보영은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SBS)
 
◇수준 높은 연기는 드라마를 춤추게 한다
 
작가가 글로 이야기를 한다면 배우는 연기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배우의 수준 높은 연기는 드라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배우 조승우와 이보영은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다.
 
이 드라마에서 삼류 건달 기동찬 역을 맡은 조승우는 배우로서의 내공이 돋보이는 노련한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이보영은 방송 작가 김수현 역을 맡아 딸을 잃은 엄마의 절절한 감정을 표현해내고 있다. 두 사람의 농익은 연기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대본에 적혀 있는 것 이상의 감정과 주제 의식이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케이스다.
 
‘신의 선물-14일’의 이동훈 PD는 드라마가 전파를 타기 전 “조승우는 상황 속에 몸을 던져서 본능적으로 연기한다. 하지만 이보영은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이지적으로 연기한다”며 “서로 다른 스타일이 한 장면에 만나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우 장근석. (사진=그룹에이트)
 
◇해외로 뻗어나가는 한류스타들의 영향력
 
배우들의 연기는 작품 외적으로도 드라마에 영향을 미친다. 이민호, 장근석과 같은 한류스타들이 출연한 드라마는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
 
드라마 관계자는 “한류스타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줘 작품성에 기여하는 면도 있지만, 드라마의 해외 수출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어서의 역할도 크다. 이들이 높은 몸값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이민호가 출연했던 SBS 드라마 ‘상속자들’은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과 유럽 등 전세계 13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장근석 역시 ‘미남이시네요’, ‘사랑비’ 등의 출연작들이 해외에 수출되면서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관계자는 “한류스타들의 출연 드라마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시장을 노리고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 설정이 한류스타의 연기 스타일이나 해외팬들의 취향에 맞춰서 바뀌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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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