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두개 집행부로 양분..노환규 배제 새 비대위 구성
입력 : 2014-03-30 20:22:23 수정 : 2014-03-30 20:26:13
[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배제한 새로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된다. 4월 시행 예정인 원격진료 시범사업의 찬반 여부는 추후에 논의키로 했다. 내분은 한층 격화돼 끝내 두 개의 집행부로 양분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대정부 투쟁과 협상을 주도했던 노환규 회장과  현 집행부는 뒷전으로 밀리고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향후 대정부 투쟁과 협상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30일 오후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133명, 반대 13명, 기권 3명으로 비대위 구성 안건을 통과시켰다.
 
새로 구성될 비대위는 시도의사회, 직역별 대표 30명 이내로, 오는 4월15일까지 구성키로 했다. 
 
또 비대위원에 대해서는 운영위원회에 위임키로 했으며, 비대위원들이 구성되면 재정 등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4월27일로 예정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결키로 했다.
 
노 회장은  임시총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의사협회에는 두 개의 집행부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임시총회에서 의협 감사단은 “의협 집행부가 주도해 상임이사회에서 비대위를 결성해 놓고 비대위 결정이 노 회장 의지와 다르다고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하는 등 휴진 투쟁에서 독단적 결정으로 문제를 일으켰다”며 “회장은 투쟁 기간에 시도의사회장단과 대의원회와 지속적으로 갈등하고 단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이 적극적인 SNS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의협 감사단은 “노 회장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시도의사회장과 대의원회를 비판했다. 최근에는 대의원회 의장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고 비난했다.
 
노 회장이 참여한 제2차 의-정 협의안에 대해서도 “1·2차 협의안 내용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원격의료 6개월 시범사업은 오히려 전보다 못한 결과"라며 "회원들이 크게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0일 대한의사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이경화 기자)
 
이와 함께 임시총회에서는 전국 시도의사회장과 의협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노 회장의 독단적 행보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회의 내내 고성이 오갔으며 일부 대의원들은 노환규 회장 사퇴 등을 외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조행식 인천시 대의원은 노 회장의 불신임 동의안을 배포했다. 조 대의원은 “노 회장은 독단적으로 회원투표와 비대위를 구성하고 결정했다”면서 “의협 집행부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대의원회가 총파업 재추진 논의에 대한 안건을 거부하자, 총파업 재추진 결정에 대한 회원 찬반 투표를 이틀에 걸쳐 진행했으나 이날 2차 의료 총파업 논의는 끝내 상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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