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많아도 너무 많다..하반기 약세 지속”
입력 : 2014-06-09 19:34:25 수정 : 2014-06-09 19:39:06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철강금속산업이 오는 하반기에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개선보다는 원재료 가격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올 하반기 철강금속산업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변 위원은 “수요개선 지연과 원재료 가격 약세,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악재로 철강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대 공급처인 중국의 구조조정 관련해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며 철강 생산 증가가 억제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은 지난 3월 중순 내수가격의 짧은 반등 후에 최근 다시 약세로 전환했고, 일본은 엔화약세에 따른 경기회복에 따른 영향으로 열연 내수가격 견조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철강업체가 가격인상을 시도했다가 명분 약화로 실패하면서 일본·중국산 열연과 국산 열연의 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또 업황부진과 원화강세가 맞물리면서 국내 철 스크랩 수입가격이 하락했다. 국산 및 수입 철 스크랩 가격도 동반 약세를 보인 동시에 석탄가격도 하락, 원료탄 가격마저 약세로 돌아섰다.
 
변 위원은 철강금속산업에 영향을 미칠 전방산업에 대해 “연초부터 지난 4월까지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고 중국도 9.1% 증가하며 양호한 성장을 지속 중”이라며 “건설, 조선분야는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되지만 봉형강과 후판 생산능력 대비 수요를 고려할 때 철강 가격 상승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환율은 원·달러 환율이 1020원까지 하락하며 강세를 지속해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샀다. 엔화는 아베 노믹스의 영향으로 가치가 하락하는 동시에 위안화도 급약세를 보였다. 변 위원은 이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철강업계에 좋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는 다방면에서 검토가 필요한 일”이라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중국 정부가 철강산업을 화학, 건축 등과 함께 3대 환경오염 산업으로 꼽은 점도 눈에 띈다. 중국 국무원은 올해 노후설비 도태 목표량을 전체설비 대비 약 2.5%에 해당하는 2870만톤을 목표로 세웠다. 또 신증설은 엄격히 억제해 향후 조강생산 능력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3~4년 뒤 중국 철강 유휴설비는 1억톤 가량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 위원은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제품 개발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3월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철강 생산설비 밀집 지역인 허베이에서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그는 “중국 철강업체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현재 철강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도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비철금속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 경기 회복과 중국 경기 둔화로 금 가격 반등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은 역시 산업수요 부진으로 가격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수요 둔화와 광산 생산능력 확대가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지난해 6만톤의 공급 부족을 겪은 아연은 올해 12만톤으로 공급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이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2014년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철강금속산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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