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무거운 중압감을 이겨낸 '이순신' 최민식의 힘
입력 : 2014-07-21 19:47:59 수정 : 2014-07-21 19:52:34
◇<명량>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충무공 이순신을 연기해야 하는 중압감을 왜 모르겠습니까. 솔직히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면 이 작품에 달려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잘 돼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의 말이다. 이러한 발언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달 열린 <명량> 제작보고회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영화 촬영 내내 최민식은 이러한 부담감을 안고 영화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1597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 왜군의 공격에 맞선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작품이다. 이순신 장군의 대표적 전투 중 거북선 없이 출전해 큰 승리를 거둔 전쟁이다. 현재까지도 그 전술과 과정에 대해 기록이 분분한 '명량대첩'을 최초로 영화화했다.
 
취재진에게 영화를 선 공개하고 배우와 감독의 촬영소감을 들어보는 <명량> 언론시사회가 21일 오후 2시 CGV왕십리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최민식을 비롯해 류승룡, 조진웅, 오타니 료헤이, 권율, 이정현 등과 김한민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는 마치 스포츠 경기의 전·후반처럼 바다로 떠나기 전의 이순신과 바다로 떠난 후의 이순신으로 나뉜다. 비록 스케일과 화면은 다르지만 외롭고 고독하게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이순신의 신념이 영화내내 관통한다.
 
전의를 잃은 장수들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백성들, 자기 앞만 살고자 하는 신하들과 겨우 12척의 배로 기세등등한 330척의 왜군을 막아야하는 이순신의 인간적인 고뇌가 사실적으로 담겨 있는 작품이 <명량>이다.
 
최민식은 모든 것을 홀로 짊어진 성웅 이순신의 고독함을 짧은 대사와 눈빛과 표정만으로 표현했다. 최민식이 아니었다면 '명량대첩'을 앞둔 이순신을 표현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게감이 있다.
 
이에 대해 최민식은 "<올드보이>를 찍을 때 15년간 감금당한 잉물을 내가 어떻게 연기했겠나. 내가 연기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영화는 아직도 개운치 않다. 이순신의 눈빛과 행동이 어땠을지 팩트가 무엇인지 어떻게 알겠나"라며 연기의 과정이 힘들었음을 아울러 드러냈다.
 
이어 그는 "아직도 정답을 모르겠다. 스스로의 중압감이 크다. 나름 노력해봤지만 아직도 개운치 않다. 연기하면서 가장 독특한 경험이었다. 두고 두고 기억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의 차기작이다. 김 감독은 61분간의 해상전투라는 초강수를 둔다. 영화의 절반이 되는 시간을 조선과 왜군의 전투신으로만 채운다. 촬영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스펙타클함이 영화에 담겨 있다.
 
김 감독은 영화의 스케일보다는 해상전투가 관객들에게 공감을 줘야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총 61분간 나오는 해전이 관객에게 공감되지 않으면 실패한 영화라고 봤다. 그 속에서 우리가 같이 공감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 드라마가 담기기를 바라며 연출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성웅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에 대해서는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캐릭터가 해전과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한 요소였는데 최민식이 정말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며 "전반부는 드라마이고 후반부는 해전 액션이 아니라, 전반부에서 이어지는 드라마가 결국 해전에서 완결되는 구조를 갖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시대에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김 감독은 "나는 더도 말고 (이순신 장군이) 직접 쓴 '난중일기'에서 받은 내 느낌에 충실해서 만들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명량>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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